간호사 다수 사직서 내기도…"자녀 때문에 전담병원 근무 어려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전담병원 곳곳에서 의료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안동의료원을 비롯한 경북지역 코로나19 전담병원들은 병상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지만, 환자를 돌볼 인력이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병상 있어도 의사·간호사 없어"…코로나19 전담병원 인력난
27일 안동의료원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입원 환자는 전날 75명에서 밤새 10명이 늘어 모두 85명이 됐다.

안동의료원은 경북도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함에 따라 사흘 전 4개 병동 150병상을 비웠다.

현재 확진 환자 85명이 3개 병동에 있지만, 환자 증가로 1개 병동을 더 열어 150병상을 모두 가동하면 환자를 돌볼 인력이 없다.

이 병원에는 내과 의사 4명에 당직 근무 가능한 의사 20명, 간호사 80여명이 밤낮으로 입원 환자를 돌보는 중이다.

의료진은 갑갑하고 땀이 차는 보호복에 갇혀 교대 근무가 끝나면 파김치처럼 늘어지기 일쑤라고 한다.

이윤식 안동의료원장은 "대구 상급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200∼250명가량 받는 데 반해 우리 병원은 환자 수가 곧 100명에 육박하는데도 인력은 그런 병원의 10분의 1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병동을 더 열려면 내과 의사 최소 3명을 포함해 10명, 간호사 50명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포항의료원은 밤사이 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 환자가 18명이 더 늘어 현재 64명을 치료하고 있다.

이 병원에는 내과 의사 3명 등 의사 22명, 간호사 100명가량이 근무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환자 병상으로 163병상을 마련했지만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최근 며칠 새 약 20명의 간호사가 사직서를 낸 상태여서 사정이 더 곤란해졌다.

포항의료원 관계자는 "전담병원 간호사는 한 달 치 짐을 준비해와 집에도 못 들어가고 근무해야 한다"며 "부부가 맞벌이를 할 경우 자녀를 맡길 곳이 없는 간호사들이 어쩔 수 없이 사직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163병상을 모두 운영하려면 퇴직자 수만큼 간호사와 내과 의사 충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병원 일부 간호사들은 야근 등으로 외부 기숙사가 모두 차게 되자 장례식장 접객실을 기숙사로 활용해 기거하는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병상 있어도 의사·간호사 없어"…코로나19 전담병원 인력난
경북도가 의료 인력 충원을 정부에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북도의사회가 나서 자원봉사 의사를 모집해 현재 60명가량이 지원한 상태다.

경북도의사회 관계자는 "자원봉사 의사들이 27일부터 안동의료원, 김천의료원, 포항의료원 등 코로나19 전담병원과 경산, 경주 선별진료소에 투입돼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