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도 분류 컨트롤타워 마련…청도대남병원 환자 60명 이송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731명…은평성모병원 11명·온천교회 29명
13번째 사망자, 입원대기 중 숨져…정부 "중증환자 분류 강화"
대구에서 병상이 없어 입원 대기 중 사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3번째 사망자와 관련해 방역당국이 입원 치료가 필요했던 환자였다는 의견을 밝혔다.

방역당국은 최근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환자 중증도에 따른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상태가 중증이거나 지병 등이 있는 고위험 환자를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우선 입원시킨다는 방침이다.

사망자가 속출한 경북 청도대남병원 환자들은 순차적으로 국립정신건강센터 등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다.

대부분 고령에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만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센터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13번째 사망자 발생과 청도대남병원 환자들 관리 대응책 등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방역당국 "서울은 은평성모병원, 부산은 온천교회 중심 확산" / 연합뉴스 (Yonhapnews)
◇ "13번째 사망자 입원 필요했던 상황"…대남병원 환자 이송
이날 오전에 발생한 13번째 사망자는 75세 남성이다.

대구지역의 병상 부족으로 집에서 격리생활을 하다 이날 오전 영남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병원 도착 후 사망했다.

그는 신천지 대구교회 전수조사 대상자로 과거 신장이식을 받은 이력이 있다.

코로나19 관련 증상은 22일 나타났고, 확진 판정은 지난 25일 받았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13번째 사망자는) 기저질환이 있었고, 고령으로 보건소에서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다"며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어 병상을 배정하는 과정 중에 사망하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태가 어느 정도 중증이었는지는 조사를 진행해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저질환이 있었기 때문에 우선 입원 조치가 필요했던 상황으로 보이지만, 확진 날짜나 병원을 배정하는 대구에서 진행된 조치에 대해서는 세부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사망자가 연일 나오자 환자 중증도에 따른 치료 대응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고위험군은 중증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배정하는 게 원칙"이라며 "예를 들어 맥박, 연령, 기저질환 등의 요인을 놓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도 단위로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하는 의료진 중심의 컨트롤타워를 만들 것"이라며 "시도 간 병상에서 다른 병원으로 이송이 필요할 경우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중증 환자에 대한 병상이나 자원을 조정하는 기능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의료현장에서 환자의 중증도를 판단·분류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지침을 내려보낼 예정이다.

지침에 따르면 경증 환자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중증 환자는 국가지정음압병상 등으로 이송된다.

사망자가 7명 나온 청도대남병원 환자들 가운데 중증이 아닌 환자도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하기로 했다.

당초 방역당국은 청도대남병원에 코호트 격리를 시행하면서, 중증이 아닌 환자는 이곳에서 계속 치료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날 국립중앙의료원과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전문가 현장평가 결과 치료환경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남은 환자들도 모두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청도대남병원 관련 확진자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114명이다.

확진자 가운데 103명은 환자, 10명은 직원, 1명은 가족 접촉자다.

현재 청도대남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 60명은 국립정신건강센터 등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상태가 중증인 46명은 다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13번째 사망자, 입원대기 중 숨져…정부 "중증환자 분류 강화"
◇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45.8%…전국 산발적 집단감염
이날 오전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천595명으로 이 가운데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체 확진자의 45.8%(731명)을 차지했다.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확진자는 이 교회 신도인 3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신천지대구교회 신도 중 기침, 발열 등 증상이 있는 1천200여명에 대한 검체 채취가 전날까지 마무리돼 확진자는 추가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 본부장은 "오늘, 내일 정도까지는 유증상자에 대한 검사 결과가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양성률은 결과가 나와야 하지만 상당히 높은 편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신천지교회로부터 시작한 유행이 의료기관에 많은 노출이 있었다"며 "종사자나 입원환자 중 신도가 있어서 최대한 병원을 보호하고, 병원이 더 노출되는 것을 막는 조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서는 의료기관과 장애인시설 등에서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은평성모병원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 확진자는 총 55명으로 이 가운데 11명은 은평성모병원 확진자다.

11명 중 4명은 환자 보호자, 2명은 퇴원환자, 2명은 입원환자다.

나머지 3명은 간병인, 요양보호사, 이송요원이다.

부산에서는 58명이 확진됐다.

이 가운데 29명은 온천교회 관련 사례로 확인됐다.

의료기관 2곳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코호트 격리가 시행됐다.

연제구 소재 아시아드요양병원에서는 종사자 2명이 확진됐고, 나머지 종사자와 환자 312명은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해운대구 소재 나눔과 행복 재활요양병원에서도 종사자 2명이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이들이 근무했던 5∼6층 입원환자와 보호자에 대해 코호트 격리를 시행하고 있다.

경북 지역에서는 청도대남병원 이외 시설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칠곡군 소재 밀알사랑의집 확진자가 23명으로 전날보다 1명 늘었다.

예천 극락마을에서는 2명, 다람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에서는 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밖에 이스라엘 성지순례단과 동일한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무원 1명(25세 여성)도 확진됐다.

이 승무원이 증상이 나타난 이후 탑승한 항공기에 대해서는 접촉자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나타나자 방역당국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대응 체계 개편에 나섰다.

앞으로는 지자체가 기초역학 조사 및 방역 조치를 우선 하고 이를 방역당국에 보고한다.

의료기관과 집단시설 등에 대해선 중앙역학조사반이 현장 파견되며 지자체 조사를 지원한다.

정 본부장은 "기초 조사는 지자체가 하고 집단 조사는 시도와 중앙이 지원해서 협력하는 체계로 전환하는 것을 준비 중"이라며 "(코로나19 대응) 7판 지침에서 이런 부분을 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13번째 사망자, 입원대기 중 숨져…정부 "중증환자 분류 강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