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라면·즉석밥·통조림 등 매출 전년 대비 20∼50%가량 증가"
마스크·라면 찾아 대형마트 가는 시민들 "사둬야 마음 안정돼"
사건팀 = 서울 중구에 사는 프리랜서 김모(32)씨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자가격리' 중이다.

그런데 당장 먹는 것에서부터 문제가 생겼다.

김씨는 "배달시키기도 찜찜해 음식 재료를 사서 집에서 해먹으려고 했는데 대형마트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에 접속이 안되더라"며 "라면 같은 웬만한 물건은 품절이거나, 있더라도 도착 예정일이 2∼3일 뒤였다"고 전했다.

마스크를 밀착해 쓰고 근처 대형마트에 가봤지만 즉석밥 등 주요 생필품은 모두 동이 난 상태였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직장인 정모(33)씨도 며칠 사이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

정씨는 "쇼핑몰 접속이 안돼 30분만 넘게 '새로고침'만 눌렀다"며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쓰고 밖에 나가야 하는데 이제는 마스크도 다 떨어져가고 큰일"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을 걱정하는 심리가 팽배하면서 식료품 등 생필품을 미리 사두려는 수요도 덩달아 폭증하고 있다.

급한 대로 가공식품이나 마스크 등을 찾아 대형마트로 향하는 발길도 늘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들에선 라면이나 즉석밥 등을 카트에 가득 채운 소비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성동구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김모(48)씨도 그중 하나였다.

라면 10묶음을 카트에 실은 김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특히 대구에서 생필품이 다 팔렸다는 소식을 보고 위기감을 느껴 마트에 왔다"면서 "쌀이나 라면 같은 것들을 집에 많이 사놔야 마음이 안정될 것 같아서 사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근처에 있던 직원 오모(50)씨는 "(생필품 판매가) 일정 부분 는 것은 맞다"며 특히 마스크, 라면, 즉석밥, 생수, 냉동식품 등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19∼22일 기준으로 쌀(45%), 생수(20.5%), 라면(37%), 물티슈(16.6%), 즉석밥(23%), 통조림(52.4%) 등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뚜렷이 늘었다.

마스크·라면 찾아 대형마트 가는 시민들 "사둬야 마음 안정돼"
특히 최근 품귀현상이 두드러진 마스크는 '전량 품절'이었다.

서울의 한 대형매장에선 마스크가 입고되면 1인당 10개씩 살 수 있도록 제한을 뒀지만 마스크가 든 박스를 매대에 놓아두면 15분도 지나지 않아 동이 났다.

담당 직원이 "(마스크는) 소형만 남았다"고 하자 일부 시민들은 근심 어린 표정으로 "마스크가 품절됐는데 어떡하냐"고 가족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마포구에 위치한 다른 대형마트 직원은 "매일 오후 3시께마다 제품이 들어오는데, 마트가 문을 여는 오전 10시께부터 사람들이 와서 줄을 선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후에 마스크를 사러 나오면 헛걸음을 하게 된다.

마포구 공덕동에 사는 전모(50) 씨는 "그래도 한두 개는 싸게 살 수 있을까 해서 왔는데 빈손으로 돌아가게 생겼다"면서 "내일은 나도 줄을 서야 하나 싶다"며 허탈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