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서에 모두 쓸 필요 없다…요지 적은 것은 허위 기재 아냐"
"공판조서 내용 달라" 피고인이 판사에 소송…"위법 없다" 패소

형사사건 피고인이 담당 재판장을 상대로 "공판조서가 실제와 다르게 작성됐다"는 등의 이유로 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2부(박영호 부장판사)는 지난달 최모 씨가 국가와 박모 판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최씨는 2010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판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 사건 재판의 재판장이었다.

최씨는 1회 공판조서에 검사의 모두진술이 그대로 옮겨 적히지 않았고, 자신이 의견서를 제출했다는 내용도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박 판사가 법관의 권한을 취지에 맞지 않게 행사했고, 이에 따라 국가와 함께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최씨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모두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1회 공판조서에 '검사 공소장에 의해 공소요지 진술'이라고 적힌 것에 대해 "검사가 공소장의 내용을 압축해 진술했을 뿐이라 그 내용을 모두 조서에 기재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 의견서 제출 사실이 누락됐다는 주장도 "최씨가 주장하는 구체적 내용이 모두 공판조서에 기재돼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씨는 당시 재판 과정에서도 재판장의 소송지휘에 반발하며 퇴정을 거부하거나 소란을 피웠다가 감치 재판을 받고 15일간 감치됐다.

최씨는 이를 두고도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마찬가지로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법정 내외의 공간은 재판 절차에 필요한 행위와 표현만이 허용되는 특별한 곳으로, 법정의 존엄과 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언행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를 위반한 행위에 대해 감치 등 제재를 가한 것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또 감치 재판 조서의 일부 내용이 실제와 다르다는 주장도 "요지를 기재한 것으로 허위 기재라 할 수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최씨의 감치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재판장은 최씨에게 그 이유를 알리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서도 "당시 최씨에게는 자신이 소속된 단체 회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공판에서처럼 장황한 주장을 늘어놓으려는 의도가 있던 것으로 보이고, 담당 재판장은 법정 질서 유지를 위해 비공개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이유를 최씨에게 고지하지 않았다고 해서 취지에 어긋나게 권한을 행사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최씨는 이와 같은 1·2심 판단에 불복해 상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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