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넘어서겠다던 시진핑 '중국몽' 구상, 코로나19 확산에 '흔들'
시진핑 집중 체제 한계 노출…중국 코로나19 초기 대응 미흡해
[코로나19 리더십] ① 정치위기·경제타격 '겹악재' 직면한 시진핑

[※편집자 주 = 코로나19 확산세가 중국에서는 주춤하고 있지만 세계 곳곳에서 심각성이 더해가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전파'도 나타나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태 전개 과정에서 각국 지도자의 리더십은 커다란 흐름을 좌우했고 앞으로도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이에 사태의 발단이 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주요국 지도자와 세계보건기구(WHO) 수장이 보여준 리더십을 긴급 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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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중 무역 전쟁과 홍콩 대규모 시위에 고전했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절대 권력'으로 불리는 위상에 타격을 받고 있다.

미·중 무역 1단계 합의로 새해를 활기차게 시작하려 했던 시진핑 주석의 구상은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을 덮어 2천명이 넘는 희생자를 내면서 자신마저 책임론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물론 이번 코로나19 사태 자체가 시진핑 지도부를 무너뜨릴 정도의 폭발력을 가지지는 못할 것으로 중국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전염병 방지를 위한 강력한 봉쇄 조치 여파로 '올스톱' 상태인 중국 경제를 조속히 회복시켜서 성난 민심을 되돌려 놓지 않는다면 장기 집권의 꿈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미국을 넘어서겠다는 중국몽을 내세웠던 시진핑 지도부는 이번 코로나19의 무차별 확산 사태를 통해 그동안 숨겨왔던 통치 체계의 약점을 만천하에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명하복의 경직된 관료 시스템, 지방과 중앙 정부의 소통 문제, 낙후된 방역 시스템, 언론 통제에 따른 비판 기능 상실 등이다.

[코로나19 리더십] ① 정치위기·경제타격 '겹악재' 직면한 시진핑

이는 결국 시진핑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통치 시스템 아래서 모든 조직이 하달된 명령에만 의존하는 현 체제의 문제점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라는 해석이다.

코로나19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지난해 12월 초에 첫 환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1월 20일 시진핑 주석의 "단호하게 억제하라'는 공식적인 대응 지시가 떨어지기 전까지 사실상 국가적인 방역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시기가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수억명의 중국인들이 중국 각지와 해외로 이동하는 때였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확산의 위중함을 깨닫지 못한 채 초기 강력 대응에 실패하면서 중국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이후 책임론이 거론되자 중국 공산당은 시진핑 주석이 이미 지난달 7일 코로나19 대처 회의를 개최해 방역 지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명보(明報) 등 중화권 매체들은 면피 수준의 회의였다고 반박하며 중국 지도부가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말 후베이성에서 환자들이 연달아 발생하자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가 코로나19 조사에 나섰고 지난 1월에는 비상 방역 태세 격상이 건의됐었다.

하지만 중앙 지도부가 명확한 지침을 주지 않는 사이 발병지 우한에서 500만명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 상황을 악화시켰다.

[코로나19 리더십] ① 정치위기·경제타격 '겹악재' 직면한 시진핑

이처럼 통제 불능으로 가던 코로나19 확산은 시진핑 주석이 '인민 전쟁', '코로나19 저지전'을 선언하며 전면에 나서자 하루아침에 일사불란한 대응 체계로 탈바꿈했다.

지난 1월 23일 발병지 우한이 전면 봉쇄됐고 이후 후베이성 전체 그리고 중국 거의 모든 지역도 '봉쇄식 관리' 조치가 단행됐다.

사실상 모든 중국인을 강제적 '자가 격리'로 확산을 틀어막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200~300년 전에나 행했던 구시대적인 방역 조치라는 비난도 나왔다.

그러나 이 조치를 시행한 지 한 달여만이 2월 말로 접어들면서 후베이를 제외한 나머지 중국 지역은 신규 확진자가 100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확실한 진정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가장 피해가 심각한 후베이 지역에 육해공군 의료진 2만여명을 투입하고 열흘 만에 1천여 병상의 임시 병상을 만들며 막대한 의료 물자 등을 공급하면서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조금씩 호전되자 시진핑 지도부는 후베이성 당서기 교체를 필두로 우한시 관리들을 무더기로 처벌하는 등 해당 지역 문책 인사를 통해 중앙 지도부의 책임론에서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실무진이 책임지는 것은 역대 중국 사례에서 봐왔던 것으로 코로나19 사태에도 최고 지도자가 직접 책임을 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2천명 넘게 숨지면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사태가 커졌기 때문에 시진핑 지도부의 정치적 부담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3월 3일 개막 예정이던 중국 최대의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마저 코로나19 때문에 연기됐다.

중국이 2003년 사스 당시에도 열었던 양회 일정을 연기한 것은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8년부터 양회가 정례적으로 개최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그것도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고심끝에 내린 결론이다.

코로나19 조기 수습에 실패한 데 따른 후폭풍인 셈으로, 시진핑 지도부에 '뼈아픈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진핑 주석으로선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의 큰 고비를 3월 내로 수습하고 파행하는 사회·경제적 질서를 정상화하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지난해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경기 둔화로 중국인들의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사실상 중국 경제가 멈춤에 따라 기업 도산과 대규모 실업, 취업 문제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시진핑 주석의 당면한 과제는 코로나19로 중국 경제가 올스톱 상태인데 이를 회복시키고 일상으로 돌리는 것"이라면서 "이는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의 국운이 걸려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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