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결정에 면죄부 준 꼴"…위원회 운영 취지 '무색'
'구청장 찬스' 측근 채용에 들러리 선 광주 남구 인사위원회

구청장의 부적절한 정실인사를 견제·감시하기 위해 꾸려진 광주 남구 인사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5일 남구에 따르면 이달 19일 전문 임기제 공무원인 정책보좌관과 홍보기획보좌관을 채용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열었다.

채용 예정자는 구청장 선거 캠프에 있다가 남구 대외협력관과 기획실 직원으로 채용된 측근들로 지난달 퇴직하고 특정 국회의원 예비후보 선거캠프에 합류했다.

해당 후보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허공에 뜬 이들을 남구가 다시 채용하기로 하자 구청 안팎에서 부적절한 조치라는 지적이 일었다.

비판 여론에도 인사위원회는 심사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채용을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채용하겠다는 청장의 의지가 강력한 데다 법과 규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시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를 채용하겠다는 인사위원회의 운영 취지가 무색해진 셈이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각종 위원회가 지자체에 협조적인 인사들로 구성돼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해묵은 문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해당 인사위원회가 개최되는 과정 역시 졸속으로 이뤄졌다.

남구 각종 위원회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위원회는 회의 개최 7일 전까지 회의 일정과 안건 등을 위원에게 통지해야 하고 회의 자료를 3일 전까지 배부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남구는 회의 개최 이틀 전에야 위원들에게 참석 가능 여부를 묻는 등 인사위원회 구성을 시작했다.

긴급한 사안일 경우 예외 조항이 있지만, 이들을 긴급하게 채용해야 할 현안은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채용 예정자들이 해당 직위에 적합한 인물인지 면밀한 검토 없이 위원회는 채용을 결정했다.

남구는 다음날인 20일 면접을 거쳐 21일 이들을 임용하면서 채용 절차는 단 3일 만에 마무리됐다.

오주섭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외부 인사를 위원으로 임명해놓고 지자체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유명무실한 위원회"라며 "위원회를 앞세워 잘못된 결정에 면죄부를 받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한 절차를 밟았다고 해도 선거캠프에 들어가기 위해 사퇴한 사람을 다시 채용하는 것은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선거법 등 현행법을 위반한 것은 아닌지 살펴봐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허기석 인사위원장(부구청장)은 "청장님과 호흡을 맞춰 에너지 밸리 조성사업 등 구정 현안에 대해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보좌를 해 줄 수 있는 적격자라고 판단했고 인사위원회의 다른 위원들도 채용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전원 동의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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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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