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립 중수본 부본부장 "심각 등급 땐 환자 조기발견·치료에 집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경보 수준이 현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라감에 따라 정부의 방역 전략 중심이 '유입·전파 차단'에서 '피해 최소화'로 이동하게 된다.

방역 당국은 경계 단계까지는 해외 감염병이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검역과 감염병이 지역사회에 전파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하지만, 심각 단계가 되면 지역 사회 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2일 정례브리핑에서 "방역 전략의 전환이 필요할 때 등급 상향이 필요하다"면서 "'심각' 단계에서는 위험요소의 차단에 노력하기보다는, 빨리 환자를 발견해 중증도에 따라 적절한 병상에서 치료해 생명을 구하는 것이 효율적인 전략이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감염병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해외 신종 감염병의 '발생 및 유행'(관심), '국내 유입'(주의), '제한적 전파'(경계), '지역사회 전파 또는 전국적 확산'(심각) 등 상황에 따라 단계가 하나씩 올라가는 식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나온 지난달 20일 정부는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했다.

일주일 뒤 확진자가 4명으로 증가한 뒤에는 경보 수준을 '경계'로 더 올렸다.

앞서 2009년 신종플루 확산 때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등급으로 올린 바 있다.

당시 '심각' 단계가 되자 강화됐던 검역은 오히려 일상 수준으로 축소됐고 확진 환자에 대한 역학 조사가 중단됐다.

검역과 역학 조사에 집중됐던 인력과 의료자원은 지역사회에서 환자를 찾고, 이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투입됐다.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하는 것과 함께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의료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백진휘 인하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증 호흡기 감염환자가 검사를 받기 위해 응급실에 몰려 중증환자 진료에 차질을 빚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막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준영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발열 환자를 체크해서 집중적으로 진료하는 병원을 지정할 필요가 있고, 다른 병원은 중증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진료할 수 있도록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같은 의견을 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