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장 폐쇄에 식당·상가도 불꺼져…주요 관광지 직격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도 급속도로 퍼진 이후 첫 휴일인 23일 경북지역은 곳곳에서 길거리가 텅텅 비는 적막한 모습을 보였다.

"대문 나서기 두려워" 코로나19에 가는 곳마다 '텅텅'
확진자가 다수 나온 청도에서는 마스크를 쓴 주민들이 이따금 오갈 뿐 주민 대부분은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였다.

풍각면에 사는 한 60대 주민은 "여기 대남병원에서 그렇게나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죽은 사람도 있다고 하니 그저 불안할 뿐"이라며 "며칠 전부터는 마을 사람끼리도 서로 잘 안 만난다"고 했다.

한 70대 주민은 "타지에 나가 사는 자식들에게 당분간 오지 말라고 했다"며 "농사일은 해도 되는 것 같은데 괜히 밭매는 일도 손을 놓게 된다"고 말했다.

평소 주민들이 많이 오갔던 군청 주변에서는 식당, 다방을 비롯한 상가 곳곳이 며칠째 문을 닫아 을씨년스런 분위기다.

"대문 나서기 두려워" 코로나19에 가는 곳마다 '텅텅'
17명의 감염자가 나온 경산 일대 시가지도 썰렁하긴 마찬가지다.

시민들이 외출을 삼가 휴일 낮에도 시가지를 오가는 차량이 평소보다 크게 줄었고 시내버스도 텅 빈 채로 다녔다.

반면 아파트 주차장은 빈 공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주차 차량으로 가득 찼다.

단지 내 쓰레기 집하장에는 유독 많아진 배달음식 박스와 음식물 쓰레기가 넘쳤다.

유아 자녀를 둔 40대 학부모는 "집 밖으로 나가면 만지게 될 엘리베이터 버튼, 문손잡이 등 모든 것이 찜찜해 며칠째 아이와 함께 두문불출하고 있다"며 "인터넷 장보기를 했는데 코로나19 여파인지 배송이 늦어져 불편이 크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지자체들이 복지시설이나 도서관, 휴양림, 공연장 등 공공시설물을 일제히 폐쇄함에 따라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는 거의 없다.

확진자가 나온 청도, 영천, 군위나 아직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봉화 등 각지에서 오일장도 폐쇄됐다.

"대문 나서기 두려워" 코로나19에 가는 곳마다 '텅텅'
종교시설도 상당수 문을 닫아 일요일이면 교회, 성당, 절을 찾던 주민들 이 이날은 휴일 예배 등을 집 안에서 가족끼리 따로 했다.

주요 관광지는 직격탄을 맞았다.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리는 경주 보문단지, 황리단길 등에는 일주일 전만 해도 넘치던 관광객이 현격히 줄었다.

경주 시내 한 숙박업소 측은 "며칠 새 숙박 예약 취소율이 60∼70%가량 됐다"고 말했다.

맛집으로 소문나 평소 장사진을 이루던 식당과 카페는 관광객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문 나서기 두려워" 코로나19에 가는 곳마다 '텅텅'
황리단길 한 업소 관계자는 "관광객이 거짓말처럼 줄어드니 새삼 2016년 지진 때 악몽이 떠오른다"며 한숨을 쉬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