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예배 진행한 개신교회는 외부인 출입 통제
'코로나19 직격탄' 미사 중단한 광주 성당 '적막'
찬송가 소리가 끊이지 않던 일요일 오전 광주 천주교 성당 앞은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23일 천주교광주대교구 임동주교좌성당 입구엔 내달 5일까지 미사를 비롯한 모든 모임을 중단한다는 긴급공지문이 붙었다.

광주대교구의 지침에 따른 것으로 광주대교구 미사가 전면 중단된 것은 1937년 교구 창설 이래 83년 만에 처음이다.

신자들이 개인적으로 기도할 수 있도록 예배당은 개방돼 있었다.

평소라면 170∼270명의 신자로 가득 차 미사를 드리고 있을 시간이지만, 예배당은 물론 성당 주변까지 오가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가끔 미사가 중단된 사실을 알지 못한 신자들이 찾아왔다가 입구에 붙은 긴급공지문을 보고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성당을 찾아온 60대 여성 신자는 "미사가 안 열리는지 미처 알지 못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어쩔 수 없지 않으냐"며 "집에서 혼자 미사를 드리면 된다"고 말했다.

성당과 달리 주일 예배를 진행한 개신교 교회에선 외부인 참석을 막기 위해 신분 확인을 거쳐 예배당에 입장시켰다.

'코로나19 직격탄' 미사 중단한 광주 성당 '적막'
예배 시간에 맞춰 광주 동구 동명교회를 찾은 신자들은 본당 외부에 마련된 교구별 안내 장소에서 거주지와 이름을 밝히고 입장 스티커를 발부받았다.

오전에만 3차례로 나뉘어 예배가 진행되는 만큼 스티커를 양도하지 못하도록 회차별 스티커 색깔을 달리하는 등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했다.

신분이 확인된 신자라고 해도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예배당 입장을 하지 못했고, 열 감지 장치로 오가는 신자들의 발열 상태를 확인했다.

어린 자녀가 있는 신자 등이 예배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이날 찾아온 사람들은 평소보다 30%가량 줄어들었다는 게 교회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고등학생 교인인 유모(18)양은 "코로나가 확산하지 않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에 예배당에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은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며 "재난과도 같은 이러한 상황이 빨리 끝날 수 있길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