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된 중국인 일본에 오지 말라' 전단 부착했다가 체포
사망자 입원한 병원에 '직원 아이 학교 보내지 말라' 전화
코로나19 불안 커지는 일본…"현장대응 의료진 세균 취급"
일본에서 확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800명에 육박해 가는 가운데 코로나19에 관한 불안감이 열도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감염자가 대거 발생한 크루즈선 등이나 전세기 귀국자에 대응한 의료진을 멸시하는 사례까지 보고돼 관련 단체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재해의학회(학회)는 22일 이사회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활동하는 의료진에 대한 비방이 지나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학회는 "현장에서 인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위험한 상태에 두고 활동한 의료인 가운데 직장에서 세균 취급을 당하는 등 '이지메'(괴롭힘)를 당하는 등 믿기 어려운 부당한 취급을 당하는 사안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와 관련해 현장에 나간 의료진 자녀가 보육원·유치원으로부터 등원 자제를 요구받거나 직장 상사로부터 현장 활동에 대해 사죄를 요구받는 일 등이 벌어졌다고 학회는 전했다.

학회는 "인도적 활동에 참여한 모든 분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경의를 표한다"며 "편견이나 선입견에 바탕을 둔 비판을 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코로나19와 관련된 불안은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교토시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중국인은 일본에 오지 않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쓴 중국어 전단을 전주에 부착한 50대 남성이 21일 옥외광고물 조례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코로나19 불안 커지는 일본…"현장대응 의료진 세균 취급"
코로나19 감염자 중 일본에서 사망이 처음으로 확인된 80대 여성이 입원했던 가나가와(神奈川)현 사가미하라(相模原)시의 한 병원에는 이 병원 직원의 이름을 대며 그가 음성으로 판정될 때까지 아이(중학생)를 등교시키지 않으면 좋겠다고 요구하는 전화가 여러 차례 걸려왔다.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전화를 건 인물은 해당 학생이 다니는 중학교 교장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름을 밝히지 않는 등 타인이 사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병원 측은 평가하고 있다.

중국 우한(武漢)시에서 귀국한 후 양성으로 확인된 인물이 입원한 병원이 소재한 지바(千葉)현 가모가와(鴨川)시에서는 관내 초등학교와 중학교와 관련해 '코로나19에 걸렸다'며 놀리는 듯한 전화가 5통 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감염 우려가 있는 경우 광역자치단체의 판단으로 휴교 또는 학급 폐쇄 등의 조치를 하도록 각급 교육위원회에 요청했다.

다만 감염 우려와 별개로 코로나19와 연결 짓는 편견이 만연하거나 집단 괴롭힘 등이 발생할 것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22일 홋카이도(北海道)에서는 중학교 교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해당 학교가 이틀간 휴교를 결정하는 등 일선 학교에서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