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PC방·식당까지 확진자 동선 드러나…도내 신천지예수교 예배당 폐쇄
속초 확진 20대 남성·30대 여성의 남편 모두 '군인'…軍 당국 발칵
"청정 강원 뚫렸다" 코로나19 확진자 하루 새 5명 동시다발 발생(종합2보)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발생 이후 한달간 확진 환자가 없던 청정 강원에서 22일 확진 환자 5명이 동시다발로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대구·경북 방문'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명은 신천지와 관련됐지만, 나머지 3명은 대구·경북 지역을 다녀오면서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지난달 20일 국내 첫 발생 이후 34일 만에 도내 방역망이 뚫리면서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 동선이 속속 드러나고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하면서 시민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생필품을 사들이려는 발길이 이어지기도 했다.

공공기관 출입제한과 임시 휴관, 유치원 휴원 등의 조치도 이뤄졌다.

"청정 강원 뚫렸다" 코로나19 확진자 하루 새 5명 동시다발 발생(종합2보)
◇ 춘천 2명 '슈퍼전파자' 대구 31번 확진자와 접촉…백두대간 너머 삼척·속초서도 확진자 3명
22일 강원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하루 동안만 춘천 2명, 속초 2명, 삼척 1명 등 모두 5명이 발생했다.

춘천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A씨와 B씨 등 2명은 1, 2차 조사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도내 첫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됐다.

이들의 동선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A씨와 B씨는 지난 13일과 15일 춘천에서 대구로 이동한 뒤 이튿날인 지난 16일 낮 12시 대구교회 예배당에서 예배 후 당일 춘천으로 각각 이동했다.

춘천∼대구는 고속버스를 이용했고, 터미널에서 각자의 집까지는 택시를 탔다.

이들은 '슈퍼전파자'로 의심받는 대구 31번 확진자와 같은 예배당에서 예배를 봤고, 이 과정에서 접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17일 춘천 새명동의 신천지 센터에 머물렀고, 집과 센터 이동 시에는 지인의 차량 또는 시내버스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B씨는 지난 17일 오후 5시부터 밤 11시까지 남춘천역 주변에 있는 59쌀피자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아르바이트를 한 뒤 시내버스로 귀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정 강원 뚫렸다" 코로나19 확진자 하루 새 5명 동시다발 발생(종합2보)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이들이 이용한 대중교통 탑승자와 아르바이트 방문 손님, 새명동 신천지 센터 관계자 등을 상대로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확진자는 지난 18일 오후부터 자가격리됐다.

이후 19일과 20일 질병관리본부 1339와 시 보건소에 각 전화로 대구 방문 사실을 알렸으나 증상이 없다고 판단, 별도의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이들의 검체는 지난 21일 오후 3시께 채취, 오후 5시께 도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으며 22일 오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도내 신천지예수교 예배당을 모두 폐쇄하고 방역에 나섰다.

또 사태 진정 시까지 예배 등 단체 활동을 금지하도록 했다.

백두대간 너머 삼척에서 발생한 20대 남성 확진자는 지난 8∼11일 친구 3명과 함께 렌터카를 이용해 대구로 여행을 다녀왔다.

이 남성은 지난 21일 오후 5시께 발열(38도)과 두통, 인후통을 호소해 보건소로 전화 상담했다.

이어 삼척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한 결과 이날 오전 9시께 양성 판정을 받고 강릉의료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청정 강원 뚫렸다" 코로나19 확진자 하루 새 5명 동시다발 발생(종합2보)
◇ 속초 확진 20대 남성과 30대 여성의 남편 '군인'…軍 당국 발칵
속초 확진자 2명이 육군 모 부대 소속 간부의 아내와 상근예비역으로 복무 중인 병사로 확인되자 군 당국도 발칵 뒤집혔다.

속초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은 지난 14∼19일 대구의 동생 집을 방문했다.

이후 지난 19일 기침과 오한, 콧물 등의 증세를 보여 지난 21일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가 검사를 의뢰한 결과 이날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대구 동생 집 방문 시 남편, 아들과 함께 자가용을 이용해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의 남편은 속초에서 인제로 출퇴근하는 육군 모 부대 소속 간부로 알려져 해당 부대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남편의 소속 부대에서는 내부 점검과 방역 강화 등 조처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당국도 이 여성의 남편과 또 다른 아들의 검체를 채취해 검사를 의뢰하고 동선을 파악 중이다.

"청정 강원 뚫렸다" 코로나19 확진자 하루 새 5명 동시다발 발생(종합2보)
속초 두 번째 확진자는 상근예비역으로 복무 중인 20대 병사로 파악됐다.

이 병사는 지난 13∼15일 충북 단양과 경북 문경 지역을 여행했다.

지난 21일 가래와 비염, 기저 질환으로 보건소 선별진료소 방문을 통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속초에 거주하는 이 병사는 여행 후 양양의 군부대로 출퇴근한 것으로 확인돼 군과 보건당국이 접촉자를 격리하고 역학 조사에 나섰다.

◇ 공공시설 임시 휴관·유치원 휴원…생필품 사재기에 SNS 유언비어 난무
코로나19 청정을 유지하던 강원마저 뚫리면서 공공시설 출입제한은 물론 각종 행사의 연기 및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노인복지관과 장애인 근로작업장 등 취약계층 이용시설은 임시 휴관했고, 영유아와 아동복지시설도 종사자 외 외부인 출입과 집합 교육 등을 자제하고 있다.

춘천시 체육시설 37개소도 임시 휴관에 들어갔고 시 대회 7개와 도 대회 7개는 연기했다.

확진자가 나온 춘천, 삼척, 속초지역 유치원은 휴원을 결정했다.

현재 교육과정을 운영 중인 춘천지역 2개 사립유치원이 즉각 휴원에 들어갔다.

"청정 강원 뚫렸다" 코로나19 확진자 하루 새 5명 동시다발 발생(종합2보)
도교육청은 방과 후 과정을 운영 중인 춘천 15개, 삼척 5개, 속초 2개 유치원에도 휴강을 권고했다.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로 나타나자 시민들의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확진자 동선 공개가 오후 늦게 이뤄지면서 SNS에는 확진자가 체육시설과 상점 등을 거쳐 갔다는 확인되지 않은 글이 올라와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라면과 쌀 등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기도 했다.

속초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속초의 한 대형마트는 소독 등 방역을 위해 임시 휴장했다.

춘천 확진자 2명의 동선이 공개된 시청 홈페이지는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5명 중 2명은 31번 환자 접촉자로 파악되지만, 나머지 3명은 단순 여행지에서 감염됐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며 "방역 거점이 뚫려 도민에게 송구하고, 이 단계에서 더는 확산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