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충남·충북·대전, 22일 세종서 첫 확진자 발생
지자체 방역·접촉자 파악에 비상…시민 불안 커져
한 달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없던 충청권 이틀 만에 모두 뚫려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한 달 동안 '확진자 0명'을 유지했던 충청권 방역망이 이틀 만에 모두 뚫렸다.

22일 세종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충청권 4개 시·도에서 모두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충청권에서 처음 확진자가 나온 것은 전날 새벽이다.

충남 계룡시 계룡대 공군기상단에 출장 온 대구 공군 군수사령부 소속 A 중위가 21일 오전 0시 30분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어학병 시험문제 출제를 위해 공군기상단 교육관에서 머물던 A 중위는 지난 19일 늦은 저녁 고열·오한·근육통 등 증상을 호소해 다음 날 보건소를 찾았고, 결국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같은 날 새벽 충북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

한 달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없던 충청권 이틀 만에 모두 뚫려
증평 육군 특전사령부 예하 여단의 B 대위로, 지난 16일 대구 집에 갔다가 신천지 교회에 다니는 여자친구를 만난 뒤 복귀했다.

대전은 같은 날 늦은 저녁, 세종에서는 다음 날 오전 각각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전 첫 확진자는 지난 13∼18일 대구에 방문한 적 있는 20대 여성이다.

그는 지난 20일 오후 6시 50분께 선별진료소에 전화 후 자가격리 조치를 받고서도 머물던 친구 집 주변 생활용품 매장과 우체국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 첫 확진자는 지난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30대 남성이다.

21일 오후 2시 30분께 보건소를 찾아 인후통과 가래 증상이 있다며 코로나19 검사를 의뢰했고, 22일 오전 1시께 최종 양성 판정이 나왔다.

이날 충북 청주에 거주하는 부부도 추가 확진됐다.

이들은 전북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매제 등과 함께 지난 15일 충남 태안 등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22일 낮 12시 기준 확진자는 대전 1명, 충남 1명, 세종 1명, 충북 3명이다.

그간 잠잠했던 충청권 방역망이 잇따라 뚫리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군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 달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없던 충청권 이틀 만에 모두 뚫려
휴일에도 긴급 브리핑을 열어 시민에게 확진자 발생 경위 등을 알리는 한편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충남도는 공군 기상단 주변과 A 중위가 다녀간 계룡 시내 식당 등에 대한 긴급 방역을 하며 밀접 접촉자를 분류해 격리하고 있다.

대전시도 확진자가 다녀간 대전역과 중앙로 일대에서 역학 조사를 해 밀접 접촉자를 선별하는 한편 소독 작업도 진행한다.

충북은 부부 확진자 중 남편이 택시기사로 알려지면서, 추가 확진자 발생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충북도는 택시기사의 운행 이력과 동선 등을 조사하고 있고, 이들이 다녀간 대형 마트는 임시 휴업에 돌입했다.

청주 부부 확진자가 다녀간 태안군도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이들이 묵은 남면 청포대해수욕장 한 펜션 전체를 소독했다.

시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충남도민 이모(25)씨는 "우리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래도 조금 안심했던 게 사실"이라며 "확진자가 나와 불안한 마음에 할머니, 할아버지께 외출하지 말라고 전화를 드리고 손 씻는 횟수도 더 늘렸다"고 전했다.

대전시민 김모(34)씨는 "확진자가 점점 늘면서 감염 우려 때문에 오늘 저녁 예정했던 고등학교 동창 모임을 취소했다"며 "솔직히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대전역과 중앙로 일대 등은 가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