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확진자 6명이 복지관과 관련…방역당국 "집단감염 판단"
"환자 수 한동안 늘어날 것…장기전으로 간다"
서울 '종로노인복지관' 사례도 '집단감염'…"장기전 대비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서울에서도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해 보건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장기전 대비 태세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종로노인종합복지회관(이하 노인복지관)과 연관된 확진자 6명의 사례가 '집단감염'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신천지대구교회에서 100명 이상의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하고, 청도 대남병원에서도 16명의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세 번째 집단감염 사례다.

현재까지 진행된 역학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31일 사이 노인복지관을 방문한 사람 중 4명(29·56·83·136)이 코로나19로 확진됐다.

이들은 집으로 돌아가 각각의 배우자(29→30·136→112)에 코로나19를 전파했다.

환자 번호는 확진 순으로 돼 있다.

29·56·136번 환자는 노인복지관에서 83번으로부터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83번은 6번 환자와 같은 시간에 명륜교회 예배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역학조사에서는 83번 환자가 감염원과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아 첫 지역사회 감염사례로 의심돼온 29명과 30번의 '감염고리'일 뿐 아니라 노인복지관을 통해 집단감염을 초래한 감염원으로 등장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잠복기를 고려했을 때 지난달 28일 이후 (감염원에)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해 일단 집단발병(집단감염)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전문가들과 검토를 더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중대본은 이 기간 노인복지관에 방문해 식사를 한 사람을 위주로 추가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취약한 노인들이 즐겨 찾는 장소의 특성상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천지대구교회와 청도 대남병원에서도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인 환자 수 증가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감염병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은 "환자 수는 한동안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빨리 끝날 상황이 아니어서 장기전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전에 대비하려면 의료현장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고 봤다.

기 교수는 "응급실 폐쇄 등의 조치가 지속하면 의료 공백이 생기므로 응급환자, 중환자 등에 큰 문제가 생긴다"며 "코로나19를 검사·진단하는 병원과 아닌 곳을 나눠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현영 명지병원 교수는 "이미 확산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진단해서 치료하느냐가 조기 종식의 관건"이라며 "효율적으로 검사하고 격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공공기관과 보건소를 중심으로 마련하고 민간 병원에선 중증 확진자를 중심으로 치료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