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후보 "용인 산단 오·폐수 용인서 처리해야" 한목소리
안성시도 '반대 의견서' 용인시에 제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난항

경기 용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과 관련, 일부 오·폐수를 안성 하천으로 방류하려던 용인시의 계획이 안성시의 강한 반발에 부닥쳤다.

특히 4·15 총선과 안성시장 재선거를 앞두고 여야 예비후보 등도 '오·폐수 유입 저지' 이슈화에 가세하면서 120조원이 투입될 예정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난항이 예상된다.

안성, 선거 앞두고 '용인 SK하이닉스 오·폐수 문제' 이슈화
안성시는 환경부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안성시 차원의 의견서를 용인시에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의견서를 통해 시는 "고삼지역 친환경 농업뿐 아니라 2천975㏊에 달하는 농경지를 일구며 살아온 농민의 생계까지 위협할 수 있다"며 "더구나 40년간 도시 발전을 저해한 유천 취수장 규제 해소 문제를 풀어가는 시점에서, 반도체 산단 오·폐수 유입으로 수질이 악화하면 그동안의 규제 해소 노력도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는 의견서와 함께 시민 7천270명이 서명한 탄원서도 용인시에 전달했다.

이봉재 고삼면반대대책위원장은 "용인시는 가까운 곳에 두창 저수지를 두고 굳이 안성에 오·폐수를 방류하려 한다"며 "이 같은 발상 자체가 안성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성, 선거 앞두고 '용인 SK하이닉스 오·폐수 문제' 이슈화
안성에서는 주민뿐 아니라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범시민안성시반대대책위'가 꾸려졌고, 안성시의회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오·폐수 한천 방류 반대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다.

국회의원 선거와 시장 재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 등도 이 문제를 이슈화하고 있다.

김학용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은 "한천에 오·폐수를 방류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SK하이닉스 측에 안성 주민의 의견을 전달하고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총선 예비후보는 "평택에는 삼성, 용인에는 SK하이닉스가 들어오는 반면, 안성에는 (삼성 전력 공급용)송전탑이 설치되고 오·폐수가 유입하는 게 현실"이라며 "용인에 입지한 산단에서 발생하는 오·폐수는 용인에서 처리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김보라 민주당 안성시장 예비후보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단의 오·폐수 처리 계획은 안성시민의 생존권을 짓밟는 것이므로 자존심을 걸고 싸워야 할 일"이라며 "처리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찬 미래통합당 안성시장 예비후보는 "안성시민에게 희생만 강요하는 오·폐수 처리 계획을 결사반대한다"며 "처리 계획이 변경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용인일반산업단지(주)가 처인구 원삼면 일원 448만㎡에 1조7천904억원을 들여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용인시가 발표한 사업 계획에는 일일 발생 오·폐수 61만여㎥ 중 하수처리 과정을 거친 처리수 37만여㎥를 용인에서 안성으로 이어지는 한천으로 방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안성시는 하루 하수처리량(6만여㎥)의 6배가 넘는 처리수가 용인 반도체 단지에서 한천과 고삼저수지 등으로 방류되면 수질 오염이 불가피하다며 하수처리 계획을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