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만은 아닐 줄 알았는데…."
첫 확진자 소식에 지역사회 '암울'…'제주 관문 공항 어쩌나'
제주에서 첫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21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현역 해군 A(22)씨가 휴가차 고향인 대구에 갔다가 지난 18일 항공편을 통해 제주로 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공항 이용객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공항 직원과 이용객 모두 마스크를 눈 밑까지 올려 착용한 모습이었다.

이날 광주로 돌아가는 김모(51·여)씨는 "시기가 별로 좋지는 않다고 생각했지만, 제주는 확진자가 없어 친구들과 계획대로 여행을 왔었다"며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마스크도 사서 착용했지만, 확진자가 공항을 이용했다고 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공항 이용객들은 "확진자 동선과 내 동선이 겹치면 어떡하느냐", "마스크 끼면 안전한 거 맞느냐", "한동안 공항 이용은 자제해야겠다"며 서로 걱정을 주고받았다.

공항 이용객들은 손 소독제만 눈에 띄면 너도나도 손을 닦기 바빴다.

온종일 공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더 큰 불안감을 호소했다.

공항 내 한 토산품 판매점에서 근무하는 B씨는 "스마트폰으로 코로나19 뉴스만 보고 있다.

공항와서도 그 이야기만 하고 있다"며 "공항을 오가며 매일 수만명과 접촉하는 만큼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전날 A씨가 1차 양성을 받았다는 통보를 받고 나서 밤사이 제주공항 청사 전체에 대해 약 5시간에 걸친 방역을 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코로나19 위기경보단계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한 날부터 주 2회씩 청사 방역을 하고 있다.

의심자가 발생한 날은 별도의 특별 방역을 진행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첫 확진자 소식에 지역사회 '암울'…'제주 관문 공항 어쩌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한 지역사회는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백모(64)씨는 "코로나19보다 경제가 무너지는 게 눈에 보여 더 두렵다"면서 "가뜩이나 나라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제주시 조천읍 한 마트에서 근무하는 김모(57·여)씨는 "지난 주말부터 마트를 찾는 손님이 늘어나고 있어 한숨 돌리고 있었는데 제주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큰일"이라면서 "제주만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착잡하다"고 토로했다.

관광업계는 절망감까지 느끼는 상황이다.

제주시 한림읍에서 민박업을 하고 있는 C씨는 "코로나19가 없는 청정제주란 마케팅 전략으로 제주관광을 홍보하고 있는 찰나에 도내 첫 확진자가 나왔다"며 "벌써 예약 취소 문의가 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3월 관광시장 회복을 기대했지만 어려움이 생각보다 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제주도의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내 면세점에 다니는 강모(31)씨는 "지금도 강제 무급휴가를 가는 상황인데, 확진자까지 생겨 아예 밥줄이 끊기게 생겼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 지 몰라 더욱 무섭다"고 말했다.
첫 확진자 소식에 지역사회 '암울'…'제주 관문 공항 어쩌나'
A씨는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휴가차 고향인 대구를 방문했다.

지난 18일 오후 항공편으로 제주로 돌아와 부대 인근 편의점에 들른 후 부대에 복귀했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7시께 긴급 재난 문자를 통해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알리면서 현재 심층 조사를 진행하고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는 이날 오전 중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대책과 향후 조치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