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에 마크로라이드(macrolides)계 항생제를 쓰면 출생결함(birth defect) 아기를 낳을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에리스로마이신, 클라리스로마이신, 아지스로마이신)는 서방국가에서는 가장 많이 처방되는 항생제 중 하나로 폐렴, 기관지염, 요도염, 피부염, 성병 등 감염질환 치료에 쓰인다.

특히 페니실린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대체 항생제로 자주 처방된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아동보건연구소(Institute of Child Health)의 루스 길버트 교수 연구팀은 임신 첫 3개월 사이에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를 복용한 여성은 심장, 뇌, 생식기에 결함이 있는 아이를 출산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1990~2016년 사이에 영국에서 출생한 아이들 100여만 명이 6세가 될 때까지 추적 조사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중 10만5천명의 어머니는 임신 중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또는 페니실린을 사용했다.

전체적으로 임신 첫 3개월 중 마크로라이드 항생제가 처방된 여성이 출산한 아이들은 페니실린이 처방된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들보다 출생결함 위험이 5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형(major malformation) 등 출생결함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는 임신 중 시기와 관련 없이 마크로라이드 항생제가 처방된 여성(8천632명)의 경우 186명, 페니실린이 처방된 여성(9만5천973명)의 경우는 1천666명이었다.

이는 출생결함 아이 출산율이 마크로라이드 그룹이 페니실린 그룹보다 23% 높다는 의미다.

출생결함 아이 출산 위험은 항생제를 임신 첫 3개월 중에 사용한 경우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마크로라이드 항생제가 처방된 여성은 출생결함 아이 출산율이 1천명 중 28명, 페니실린이 처방된 여성은 1천명 중 18명이었다.

이를 환산하면 마크로라이드 항생제가 처방된 여성이 페니실린이 처방된 여성보다 출생결함 아이 출산율이 55% 높다는 계산이 나온다.

출생결함의 형태는 심장 기형이 비교적 많았다.

그러나 임신 전 마크로라이드 항생제 사용은 출생결함 아이 출산 위험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왕립 산부인과 대학(RCOG)의 패트 오브라이언 박사는 임신 중 요로 또는 심장 감염은 임신 여성과 태아 모두에 해로울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면서 이를 치료하지 않을 경우 마크로라이드 항생제 처방의 부작용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BMJ: 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임신 초기 마크로라이드 항생제, 출생결함 위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