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계 "스테디셀러 뮤지컬 가능성 사라질까 안타깝다" 한목소리
울산시 "전문 법인이 맡는 방안 등 장기적 재검토"
작품성 인정받는 울산 창작뮤지컬 '외솔' 전격 지원 중단
울산 출신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을 기리는 창작 뮤지컬 '외솔'이 5년 동안 꾸준히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울산을 대표하는 창작 뮤지컬로 자리 잡았지만, 이젠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울산시가 앞으로 예산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과감한 지자체 지원이 이뤄진다면 오랜 기간 국내외 관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성장해 빛날 수 있는데도 결국 이번 결정으로 인해 울산 문화가 뒷걸음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없지 않다.

울산시는 올해 뮤지컬 외솔을 지원하는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고 21일 밝혔다.

외솔은 지금까지 울산지역 민간 기획사인 외솔뮤지컬컴퍼니가 2015년부터 제작기획과 진행을 맡았다.

시는 2015년 보조금 3억원, 2016년 5억원, 2017년 5억원, 2018년 7억5천만원, 2019년 5억원을 지원했다.

시는 올해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데 대해 "아직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전문 문화재단이나 법인이 맡아 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놓고 장기적으로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외솔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보인다.

또 시 예산 여건에 따라 정책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시는 예산이 없으면 지원할 수 없다는 예외 규정도 있기 때문에 예산 지원 중단 과정에서 절차상이나 법적인 하자도 없다는 게 시 설명이다.

작품성 인정받는 울산 창작뮤지컬 '외솔' 전격 지원 중단
그러나 외솔은 지자체 예산 지원으로 처음 탄생한 뒤 5년간 누적된 경험과 실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지역 한계를 넘어 전국 인지도도 쌓아가고 있다.

따라서 지역 대표 문화 상품이자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전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2018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국내 초청 공연 뮤지컬 작품 중 처음으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대본을 쓴 작가에게 주는 크리에이터 상도 받았다.

외솔은 또 같은 해 10월 9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 특설무대에서 열린 세종대왕 즉위 600돌과 훈민정음 반포 572돌을 기념하는 정부 주관의 한글날 경축식 행사에서 축하무대를 장식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덕양춘포문화장학재단이 수여하는 예술 부문 춘포문화상을 받았다.

최현배 선생의 나라 사랑과 한글 사랑 일대기를 창작 뮤지컬로 제작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외솔은 이렇게 수준 높은 연출력, 노랫말, 군무, 무대 디자인 등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는 호평도 나온다.

이런 외솔 작품에 대한 울산시의 갑작스러운 예산 지원 중단을 놓고 지역 문화계와 시민은 부당한 조처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송철호 시장이 지난해 한글문화예술제에 참석해 울산의 한글문화를 알리는데 힘쓰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외솔 뮤지컬이 울산에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로 자리 잡고 있는 과정인데 마땅한 이유도 없이 지원을 끊어 안타깝다"고 했다.

남구에 사는 한 시민은 "울산에도 지역 역사 인물 이야기를 그린 창작 뮤지컬이 스테디셀러로 안팎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을 텐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