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기숙사에 23명 격리생활…앞으로 100여명 추가 입국 예정
"답답하지만 안전하니까요"…기숙사 격리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
"격리 생활이 답답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안전을 보장받는 느낌이 들어서 견딜 수 있어요"
중국인 유학생 A(24)씨는 지난 15일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뒤 인천시가 제공한 콜밴을 타고 인천대로 이동했다.

그는 중국인 유학생 관리를 위해 별도로 마련한 대학 기숙사에 격리돼 보호조치를 받고 있다.

A씨는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중국인을 향한 차가운 시선을 걱정했는데 직원분들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마음이 놓인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A씨는 하루 세 끼 식사를 모두 인천대에서 제공하는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방호복을 갖춰 입은 대학 직원들이 아침·점심·저녁 식사 때에 맞춰 학생들이 머무는 기숙사 방마다 도시락을 전달한다.

한식·중식·양식 등 다양한 종류의 도시락이 학생들에게 제공된다.

방마다 물을 끓일 수 있는 전기 주전자도 마련돼 있다.

A씨는 "양이 부족할 경우 간식과 컵라면도 챙겨준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답답하지만 안전하니까요"…기숙사 격리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
식사를 마치고 어느 정도 소화가 될 때쯤이면 체온을 잴 시간이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은 방마다 비치된 체온계로 각각 오전 10시, 오후 3시, 오후 7시 등 하루 3번씩 직접 발열 여부를 확인한 다음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단체방에 인증 사진과 함께 이름을 적어 올린다.

다음 달 인천대 대학원에 입학하는 A씨는 주로 전공 관련 논문을 들여다보거나 영화를 보면서 무료한 시간을 달랜다.

A씨는 "학교 도서관에서 전자책을 대여할 수도 있고, 대학 측에서 따로 넷플릭스 계정도 제공해줬다"며 "중국인 유학생을 위한 배려가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인천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제2기숙사 A동 2∼9층을 별도의 중국인 유학생 보호시설로 지정했다.

19일 기준 23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기숙사에 머무르고 있고, 앞으로 100여명의 학생이 추가로 입국해 보호조치를 받을 예정이다.

A씨는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한국 내 여론이 좋지 않은 건 안타까운 사실"이라며 "나와 다른 친구들처럼 대학 지침에 따라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도 많으니 긍정적인 부분도 봐줬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답답하지만 안전하니까요"…기숙사 격리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
장정아 인천대 코로나대책본부 통제관은 "중국인 유학생들이 차별적 격리조치라고 느끼지 않도록 꾸준히 신경을 쓰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안전을 위한 보호조치'라는 설명에 학생들도 수긍해 잘 따라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는 현재 중국에 체류 중인 상태에서 한국 입국 예정일과 거주지가 확정되지 않았고, 비자 발급도 지연돼 국내 입국이 어려운 중국인 유학생에게 각 대학을 통해 1학기 휴학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미 입국했거나 입국 예정인 중국인 유학생에 대해서는 '입국 시', '입국 후 14일 등교중지', '14일 후 등교중지 종료' 등 세 단계로 나눠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