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일반 진료 중단하고 코로나19만 검사, 의료공백 현실화 '우려'
대구 응급실·보건소 줄줄이 마비…응급의료체계 '휘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대구 지역 응급의료 체계가 휘청이고 있다.

20일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경북대·영남대·대구가톨릭대학교 병원 응급실이 잇따라 폐쇄됐다.

이들 병원 응급실은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다.

특히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신천지 교인인 간호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응급실과 호흡기 병동 1개 층이 문을 닫게 됐다.

대구가톨릭대 칠곡가톨릭병원은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방문해 이날 낮 12시 53분부터 폐쇄 중이다.

구병원·더블유병원·드림병원·삼일병원 응급실도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대구 응급실·보건소 줄줄이 마비…응급의료체계 '휘청'
입원 중이던 의심 환자가 음성 판정을 받아 폐쇄가 해제된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은 음압텐트 모두가 사용 중이라 코로나19 의심환자를 더 받을 수 없는 상태다.

아직 의심환자가 다녀가지 않은 대구 파티마병원은 중환자실이 부족해 뇌출혈 등 관련 수술이 불가능하다.

칠곡 경북대병원도 흉부외과 의료진이 부족해 대동맥 응급 수술이 불가능하다.
대구 응급실·보건소 줄줄이 마비…응급의료체계 '휘청'
이날 대구시내 모든 보건소는 일반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다.

확진자가 급증하며 일반 진료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대구시내 8개 구·군이 운영하는 9개 보건소 전체가 일반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다.

남구 보건소 관계자는 "확진 환자가 급증해 보건소 업무가 어렵다고 보고 대구시가 3시를 전후에 지침을 내렸다"며 "코로나19 검사는 가능하며, 일반 진료는 전화로만 상담해주고 있다"고 했다.
대구 응급실·보건소 줄줄이 마비…응급의료체계 '휘청'
서구보건소는 전날 오후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선별진료소를 거치지 않고 바로 보건소로 들어온 것 때문에 폐쇄했다.

그는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구보건소는 자체 방역 후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 10여명을 자가 격리했다.

전문 방역은 이르면 21일에야 실시할 예정이다.

수성구보건소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탓에 이미 수일 전 폐쇄됐다.

단 일반 민원 업무와 코로나19 검사는 가능하다고 수성보건소 관계자는 설명했다.

응급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자 의료진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영남대병원 A 의사는 "이제 큰 사고라도 나면 속수무책이라는 말이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개인병원을 운영 중인 B 의사는 "잠시 병원 문은 닫고 아내와 아이들을 본가나 처가로 보내야 하는지 고민"이라며 "감염 우려에 직원들이 휴원을 원하는 눈치"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전날 방문한 정세균 총리에 의료인력 및 의료시설 확보, 의료 인력 방호 등 전폭적인 지원을 건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구 응급실·보건소 줄줄이 마비…응급의료체계 '휘청'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