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봉쇄 현실화하나"…외출·외식 꺼려 도심 거리·식당가 한산
대구·경북만 하루 새 30명 추가 확진에 시민들 '충격'
20일 대구·경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만에 30명이 늘어나 시민들이 충격에 빠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일 오전 9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82명으로 전날 오후보다 31명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30명이 대구·경북에서 나왔다.

다른 지역에서는 숙지는 추세임에도 전날 18명에 이어 이틀째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자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시민은 이른 아침부터 가족에게 챙겨줄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구하기 위해 약국과 편의점 등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대구·경북만 하루 새 30명 추가 확진에 시민들 '충격'
대구 동성로 번화가와 수성구 들안길 등 주요 식당가는 오전 시간대임을 고려하더라도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듯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식당가에는 점심·저녁 식사 예약을 취소한다는 전화가 잇따랐다.

시민 김모(50)씨는 "거리가 너무 조용하다.

대구에 살면서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특히 전날 흘러나온 '대구 봉쇄설'을 정부가 부인했음에도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나타내는 시민도 있다.

회사원 이모(36)씨는 "인구 1천만명이 넘는 우한을 봉쇄한다고 했을 때 아무도 현실화할 것으로는 생각지 않았다"며 "지금으로서는 대구·경북이 안전지대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박모(48)씨는 "중학생 아이가 둘 있는데 개학이 연기될 것 같아 당분간 다른 지역 친척 집에 보낼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이 겨울방학 고교 3학년 방과후학교를 전면 중단하고 일부 학교가 등교를 막으면서 수험생들도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수성구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3학년 학생은 "어제 아침보다 훨씬 많은 확진자가 대구에서 나왔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학원에서도 오지 말라고 하고 독서실에도 갈 수 없어 어쩔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외출·외식을 꺼리면서 식음료를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에는 밤사이 주문이 폭주해 대구에 물류창고를 둔 업체 배송이 중단됐다는 내용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