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사이에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수가 31명 더 늘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만 30명이 나왔고, 서울에서도 추가로 1명 더 발생했다. 이로써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총 82명으로 늘었다.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20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82명이라고 발표했다. 전날 오후 4시 기준 51명이던 확진자 수가 밤사이에 31명 추가됐다.31명 중 30명은 대구·경북지역에서 발생했다. 30명 중 23명은 31번째 확진자가 다니던 신천지 대구교회 발생 사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대구·경북 확진자 중 신천지 교회와 관련성이 없는 2명은 청도 소재 의료기관(청도 대남병원)에서 발생했고, 나머지 5명은 연관성을 확인 중이다.대구·경북지역에서는 현재까지 확진자가 총 48명 발생했다. 이는 국내 전체 확진자 규모 82명의 58.5%에 해당한다.31번째 확진자와 같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 확진자만 이틀 사이 37명이다.특히 대구·경북지역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녔던 31번째 확진자와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확진자들의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더욱이 31번째 확진자는 수백명이 함께한 예배에 참석했던 만큼 더 많은 연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대구시에 따르면 31번째 확진자와 함께 예배를 본 1001명 중 90명이 '유증상자'로 분류됐다.정부는 대구시에 대해 즉각대응팀 18명, 중수본 6명 등을 현지파견했다.대구를 제외한 이날 경북지역에서 확진된 환자들은 최근 한 달간 외출 기록이나 면회 내역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보건당국이 감염경로를 추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국내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환자는 총 1만2079명이며 이 중 1만446명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1633명은 검사결과 대기 중이다.이날 하루 사이에 31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팬데믹(대유행)'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방역 당국은 현재 '경계' 단계인 감염병 위기대응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상향하는 것과 관련해 검토에 나섰다.권영진 대구시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의 유입 및 확산 차단에 맞춰진 방역대책으로는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정부의 전향적인 패러다임 검토를 요청한다"고 말했다.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전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위기대응단계 상향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대구의 집단발병 조사 결과와 종로에서 진행되는 29·30번 환자의 감염경로 조사 결과를 자세히 분석해 감염병 위기대응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상향할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심각 단계는 전국적으로 광범위한 지역사회 유행일 때 지정되며 지정 시 행정안전부나 국무총리실 아래 대책본부가 마련돼 범부처적인 대응에 나선다.▶ 한국경제 '코로나19 현황' 페이지 바로가기https://www.hankyung.com/coronavirus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선사 미국·운항업체 일본…첫 감염 확인은 오키나와'초기 대응 실패' 비판 고조하자 선적국 따지며 변명일본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대거 확인된 가운데 일본 당국자가 수긍하기 어려운 변명을 내놓고 있다.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와 관련해 "선적국인 영국이나 미국의 회사가 더 빨리 집단 감염이 되지 않도록 조치를 했어야 한다"고 20일 자 요미우리(讀賣)신문에 익명으로 의견을 밝혔다.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과 요미우리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영국 선적이고 선사는 미국이며 운항을 담당하는 업체는 일본 회사인 카니발 저팬이다.요미우리는 공해상의 선박에 대해서는 유엔 해양법 조약의 기국주의(旗國主義 )에 따라 선적국이 배타적 관할권을 지닌다는 견해를 함께 소개했다.하지만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선적국이나 선사를 따지는 것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우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는 56개 국가·지역의 3천711명이 탑승했는데 이 가운데 일본인이 1천341명으로 가장 많다.무엇보다 자국민의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또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먼저 내린 홍콩 남성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이달 1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나하(那覇)항에 기항했으며 이틀 뒤인 3일에는 출발지인 요코하마(橫浜)항으로 돌아왔다.다이아몬드 프린세스 내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대두한 시점에 이 크루즈는 일본의 영해에 있었거나 이 배와 가장 인접한 주권국은 일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이번 사태 초기에 일본 정부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대해 검역을 하는 등 이 선박의 입항 및 탑승자의 하선을 염두에 둔 조치에 스스로 나섰다.애초에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선적국 등을 따지는 분위기는 없었다.감염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일본 정부의 초기 대응이 실패했다는 비판이 고조하는 가운데 돌연 선적국을 운운하는 익명 발언이 나오고 있어 책임 회피용이라는 의심을 살 것으로 보인다.요미우리는 일본 정부가 크루즈선 등 대형 선박에서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어느 국가가 검역이나 감염 확대 방지의 책임을 질 것인지 새로운 규칙을 만들도록 국제사회에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