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폭염 일수가 2010년대에 2000년대보다 5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기온이 평년(1981~2010년)보다 0.5도 오르는 등 온난화 영향으로 태풍, 폭염 등 이상기후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열받은 한반도…폭염일수 10년 전보다 55% 늘었다
기상청은 19일 펴낸 ‘2019년 이상기후 보고서’에서 연평균 폭염(낮 최고 기온 33도 이상) 일수가 2000년대(2000~2009년) 10일에서 2010년대(2010~2019년) 15.5일로 5.5일 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연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0.5도 오른 13도를 기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국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속해서 상승하면서 2014년 이후 연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낮은 해가 없었다”며 “최근 폭염 발생이 빈번해지고 강도도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평균 기온은 13.5도로, 전국적 기상관측망이 꾸려진 1973년 이후 2016년(13.6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름은 역사적으로 더웠던 2018년보다 시원했으나 겨울이 유례없이 따뜻해 높은 연평균 기온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폭염 일수는 13.3일로 2018년(31.4일)의 41%, 열대야 일수는 10.5일로 2018년(17.7일)의 59% 수준이었다.

작년에는 근대 기상업무를 시작한 1904년 이래 가장 많은 7개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줬다. 태풍 링링과 미탁의 영향으로 28명의 인명 피해와 2011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미탁의 경우 울진에서 시간당 104.5㎜의 폭우를 쏟아 기상관측 이래 시간당 최다 강수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이상기후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관계 부처·기관 간 협업을 강화해 범부처가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