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성추행·절도범, 퇴근하던 새내기 순경에 '딱 걸렸다'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나한테 왜 이래요?"
지난 17일 오후 6시35분께 서울지하철 5호선 답십리역. 상일동 방향 전철이 정차하자마자 한 남성이 또 다른 남성을 강제로 끌고 내렸다.

붙잡힌 남성이 강하게 저항하며 "왜 이러냐"고 항의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으나 이내 도착한 경찰관들에게 인계돼 역 밖으로 사라졌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동경찰서 둔촌파출소 소속 이형민(30) 순경은 비번이던 이날 일정을 마치고 귀가 중 한 남성이 젊은 여성 뒤에 바짝 붙어 신체 부위에 손을 대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 여성은 누군가 뒤에서 몸에 손을 대는 것을 느끼자 자리를 피했다.

해당 남성은 또 다른 여성 뒤로 다가가 손을 갖다 댔고, 이 여성도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 순경은 성추행 증거를 잡기 위해 남성을 뒤쫓았다.

남성은 다른 여성 뒤로 슬그머니 다가가더니 여성이 뒤로 메고 있던 가방 지퍼를 조심스럽게 열고 안에서 파우치를 꺼내려 했다.

그러다 누군가 휴대전화로 자신의 범행 모습을 찍으려 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재빨리 자리를 뜨려 했다.

이 순경은 도망치려던 남성의 팔을 낚아채 잡아 비틀며 본인의 경찰관 신분을 밝히고 "당신을 절도죄 현행범으로 체포합니다"라고 고지한 뒤 다음 정차역인 답십리역에서 강제로 하차시켰다.

이어 직접 112로 신고한 뒤 출동한 동대문경찰서 답십리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에게 그를 인계했다.

함께 경찰서로 간 이 순경은 앞서 자신이 목격한 추행을 포함해 이 남성의 범죄행위를 모두 증언했다.

파우치를 도둑맞을 뻔했던 여성도 동행해 피해사실을 진술했다.

해당 남성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순경은 지난해 9월 임용된 새내기 경찰관이다.

그는 "수년간 취미로 복싱을 배우고 있었는데 범인 검거에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