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연구소장 "직원 정신건강이 기업의 미래 결정하죠"
“직원의 정신건강은 기업 생산성과 직결됩니다.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기업문화가 필요한 이유죠.”

신영철 서울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사진)은 직장 내 직원들의 정신건강 관리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2013년 개설한 연구소에는 정신과 의사, 정신보건 간호사, 심리전문가 등 40여 명이 일하고 있다. 기업과 기관 의뢰로 직장인의 정신건강 상태를 평가, 분석하고 그 해결 방안을 담은 대안을 제시한다.

신 소장은 “국내 기업에서도 임직원의 정신건강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약 10년 전부터 확산됐다”며 “‘신나는 일터, 행복한 가정, 자랑스러운 나’를 표어로 내걸고 연구소를 출범시켰다”고 소개했다.

신 소장은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사장, 대한불안의학회장을 지냈다. 삼성, LG, SK 등 주요 기업에서 연 100회 이상 강연을 한다. 직원이 건강하면 생산성이 향상되고, 기업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30년 직장인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 1위가 우울증을 비롯한 스트레스성 정신질환”이라고 했다.

글로벌 제약업체인 존슨앤드존슨을 예로 들었다. 그는 “물류를 담당하는 트럭 기사들의 사고율이 높아져 그 원인을 분석한 결과 장거리 운전에 따른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가 심각했다”며 “운전기사들의 정신건강 회복에 힘을 쏟자 사고율이 약 40% 줄었다”고 했다.

신 소장은 “정신건강을 진단·치료하는 수준을 넘어 배려하는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좋은 기업문화는 회사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인간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바탕이 된다는 것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좋은 기업문화를 구축해야 우수한 인재가 유입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40대 남자 직장인을 주목했다. 그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장의 짐까지 맡은 40대 남자 직장인의 정신건강이 걱정된다”며 “이들은 과도한 책임감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주변의 시선 때문에 상담 자체를 꺼리는 편”이라고 했다.

지난해 그동안의 경험을 담은 《그냥 살자》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그는 “‘그냥 살자’는 ‘대충 살자’는 의미가 아니다”며 “자신을 둘러싼 상황, 타인의 말과 행동 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