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격리·방역용품 예산 항목 없어…실습 연계 학사일정 차질 우려도
'코로나19 장기화하나' 근심 깊어지는 광주대학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중국 유학생들을 관리 중인 지역 대학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학들은 학생 격리와 방역물품 구매 예산 부담이 쌓여가는 데다가 개강 연기, 원격수업 등으로 인해 학사 일정과 평가 기준도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광주 지역 대학교 11곳에 재학 중인 중국인 학생은 2천550여명이다.

중국인 820여명이 재학 중인 전남대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지난달 말부터 현재까지 1억2천만원의 긴급 예산을 지출했다.

전남대는 일부 기숙사를 격리동으로 지정해 겨울 방학 기간 본국에 다녀온 중국인 학생들을 이곳에 격리했다.

공항에서 학교까지 전세버스 수송과 하루 세끼 도시락 제공, 내부 시설 재배치를 했으며 열화상 카메라 10대 등을 구매했다.

대학 측은 현재까지는 긴급 예산으로 무리 없이 운영 중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재정 압박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예산 항목이 정해져 있지 않아 대학 발전기금에서 지출해야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960여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인 호남대도 아직은 재정에 큰 무리가 없다면서도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조선대와 광주대에는 각각 370여명, 105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인데 아직 별문제는 없지만 예정되지 않은 지출이라 재정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대는 유학생 51명을 임시 격리할 예정인데 2주마다 1천여만원의 식사 비용과 방역 소독비 300여만원, 손 세정제·마스크 구입비 360여만원 등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장기화하나' 근심 깊어지는 광주대학들
학사 일정과 학사 규칙 개정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교육부는 휴학 규정을 완화하고 개강을 연기한 대학들의 경우 주중·주말에 보강 수업을 하고 온라인수업(원격수업) 규제를 완화하는 가이드라인을 전국 대학에 배포했다.

그러나 현 규정상 신입생과 편입생은 첫 학기에 휴학할 수 없는데 교육부에서 협력해준다고는 하지만 학사 규칙 개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3∼4월에 이론 수업을 마치고 5월부터 실습을 시작해야 하거나 외국과 복수 학위제를 운영하는 학과 등도 곤혹감을 표하고 있다.

전남대 관계자는 "원격 수업을 할 수 있는 기술적인 여건은 충분하지만 중국 현지 사정이 원활하지 않은 곳이 많다.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도록 출석과 평가 기준 등을 새로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도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