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통해 B 통신원 비위 폭로해 명예훼손으로 피소…'혐의없음'
검찰,'EPL 취재 사기 폭로' 기자 불기소…"공적 관심 고려"
SNS에 올린 '폭로 글'에도 공익성이 있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검찰이 결론 내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성상헌 부장검사)는 지난해 10월 국내 스포츠전문 매체 A사의 통신원으로 활동하는 B씨가 또다른 매체인 골닷컴 이성모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증거불충분 혐의없음'으로 불기소처분했다.

검찰은 B씨의 비위를 폭로한 이 기자의 SNS 글을 허위로 단정 짓기 어렵다는 점과 폭로 내용이 공적 관심의 대상인 점 등을 고려해 이 기자를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기자는 2018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취재 현장에서 3년째 발생하고 있는 사기행위 및 축구 팬을 속이는 행위를 고발하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기자는 이 글에서 "(영국에서 기자로 활동하는) B씨는 EPL 현장에 오지도 않고 '현장 인터뷰'라는 제목을 달아 기사를 작성했다"며 "거짓으로 꾸며진 기사를 내는 '사기행위'를 펼쳤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3년 동안 확인한 B씨의 '사기행위'는 이뿐만이 아니었다"며 "취재 현장에 언론인이 아닌 지인을 기자라고 속여 출입시키고, 인터뷰이가 하지 않은 말을 적당히 꾸며 칼럼에 소개하는 행위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 기자의 의혹 제기가 온라인에서 시선을 끌자 B씨는 이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기자가 작성한 글이 명백히 허위사실이라거나 허위임을 인식하면서도 B씨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로 글을 작성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글의 내용은 스포츠 기자 또는 팬들의 공적 관심의 대상으로 판단되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B씨는 검찰의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지만 이 역시 기각됐다.

이 기자의 변호를 맡은 김가람 변호사는 "비록 기사가 아닐지라도 기자가 쓴 글이 공익적 목적이 있다면 명예훼손으로 보기 어렵다고 검찰이 판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