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보호 의지 강조하며 방침 선회…타국민 철수도 고려한 듯
박능후 "국민 의사 파악 후 일본 정부와 협의 추진할 것"
정부, 일본 크루즈선 한국인 중 희망자 국내 대피 추진(종합)
정부가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승선한 한국인 중 한국행을 희망하는 자가 있으면 국내 이송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박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본부장은 16일 브리핑에서 "정부는 2월 19일 이전이라도 일본 당국의 조사결과 음성으로 확인된 우리 국민 승객 중 귀국 희망자가 있다면 국내 이송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는 이날까지 승객, 승무원 등 35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크루즈선에 탑승한 한국인은 승객 9명, 승무원 5명 총 14명이며 아직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외교부는 한국인 14명 중 국내 연고자가 3명에 불과하고 일본에는 우한과 달리 의료체계와 한국행 교통수단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국내 이송을 추진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탑승자 전원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하고, 19일부터 순차적으로 음성 판정을 받은 탑승객을 하선시킨다는 계획이라 19일까지 감염되지 않으면 배에서 내려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러나 선내 감염자가 계속 증가하고 미국에 이어 캐나다, 홍콩, 대만도 크루즈선의 자국민 철수를 위해 전세기를 보내기로 하면서 정부도 이송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브리핑에서 "한 분이라도 국가의 보호를 필요로하는 분이 있다면, 그러한 보호를 제공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이송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는 이미 주요코하마 총영사관을 통해 몇 명의 한국행 의사를 확인했지만, 다시 최종 의사를 확인하고 일본 정부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조 차관은 "귀국의사를 밝힌 분들이 몇 분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보다 정확한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계속 연락을 취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총 몇 분이 그런(이송) 대상이 될지 이런 내용을 더 확인을 구체적으로 하게 되면 그때 그 상황에 맞춰 구체적으로 어떤 이송 방법을 강구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세기를 이용하기에는 크루즈선에 탑승한 한국인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공군 2호기'나 C-130 수송기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일본 정부가 군용기 투입에 부담을 느낄 가능성도 있어 정기적으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민간 여객기에 격리된 공간을 마련하는 방법 등도 거론된다.

정부는 귀국 여부와 관계없이 크루즈선에 있는 국민들의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상시 연락하고 필요 물품 지원 등 영사조력을 계속 제공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