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날씨에 코로나19까지…10일 열고 폐장한 인천 얼음썰매장
포근한 날씨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인천에 마련된 수도권 최대 규모 얼음썰매장이 10일간만 운영한 뒤 문을 닫았다.

16일 인천시 계양구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서운동에서 운영을 시작한 얼음썰매장이 이달 11일 폐장했다.

개장 기간 영상의 날씨 탓에 얼음이 녹아 썰매장을 실제 운영한 날은 10일에 불과했다.

이 중 이틀은 얼음이 녹으면서 빙질 관리가 어려워 단축 운영했다.

썰매장은 개장 첫째 날과 둘째 날 정상 운영한 뒤 평년보다 따뜻한 영상의 날씨 속 얼음이 손상되면서 단축 운영과 휴장을 반복했다.

최근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재개장했으나 계양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등을 위해 결국 썰매장을 폐장하기로 결정했다.

겨울철 썰매장을 운영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추억을 선사하려고 했던 계양구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썰매장이 운영되는 계양꽃마루는 봄에는 유채꽃이,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핑크뮬리가 각각 900만 송이 가까이 피는 명소이지만 겨울철에는 활용방안이 마땅치 않아 계양구는 얼음썰매장 조성 계획을 마련했다.

계양구는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땅 위에 매트를 깔고 차광막을 설치한 뒤 물을 채워 자연 결빙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썰매장을 조성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얼음을 인위적으로 얼리는 빙결시스템을 도입한 다른 지자체와는 차별화된 자연형 썰매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이었다.

계양구는 지하수를 받아다가 야간 시간에 온도를 낮춰 썰매장에 뿌리는 방식으로 빙질을 직접 관리했다.

직접 목재와 활대 등을 주문해 나무 썰매 120개를 제작하기도 했다.

굴삭기 등을 빌려 직접 터를 파고 지반을 다지는 작업도 했다.

해당 썰매장은 가로 50m·세로 40m 크기로 수도권 지역 얼음썰매장 가운데 가장 큰데도 썰매장을 조성하고 썰매를 마련하는 데 들어간 예산은 3천만원 수준이다.

썰매장은 휴장을 반복했으나 정상 운영 시기에는 하루 최고 480명이 찾는 등 인기를 끌기도 했다.

김진욱 계양구 공원녹지과 주무관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있고 썰매장 부지에 봄철 유채꽃밭을 조성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해 아쉽지만 썰매장을 폐장하기로 했다"며 "썰매와 자재 등은 창고에 보관하고 내년에 다시 개장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