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광화문광장 위한 박원순의 '소통 리더십'
서울시가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방안에 대한 시민소통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작년 1월 설계공모를 거쳐 공개한 원래 안의 수정 방향이 담겼다.

서울시는 당초 광화문광장을 감싸고 있는 서쪽 세종로와 북쪽 사직로를 광장으로 편입하는 ‘전면보행화’를 제시했다. 하지만 세종로(세종문화회관 쪽)만 광장으로 만들고, 사직로는 일단 그대로 두기로 했다. 한 번에 전면보행화를 추진하면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시민들의 우려를 수용한 결과다. 시는 또 일상생활에서 즐길 수 있는 공원 같은 광화문광장을 원한다는 시민 요구를 향후 설계에 반영하고, 집회·시위에 따른 지역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발표에서 눈길을 끈 것은 이런 내용상의 변화보다 이를 도출한 과정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작년 1월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계획을 처음 공개할 때 “수도 서울의 중심이자 민주주의의 상징인 광화문광장을 시민 품으로 돌려드리기 위한 대역사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를 비롯해 주변 상인과 시민단체들이 반발하자 작년 9월 “시민의 목소리를 더 치열하게 담아서 완성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후 약 6개월간 서울시는 시민 참여를 중심으로 하는 ‘시민대토론회’, 의제별로 시민단체 및 전문가가 함께한 ‘공개토론’, 지역주민과의 ‘현장소통’ 등 총 61회에 걸쳐 1만2115명의 의견을 수렴했다.

작년 12월 두 차례 열린 시민대토론회 때는 시민토론단 300명이 이틀간 16시간에 걸친 토론에 참여했다. 현장소통 과정에서 박 시장은 광화문 인근 상인 및 주민 260명과 ‘끝장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토론회 진행 과정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공개했다.

김찬석 청주대 미디어콘텐츠학부 교수는 “광화문광장 리모델링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방식에는 여전히 이견이 존재할 수 있다”면서도 “3년에 걸쳐 준비한 자신의 핵심 사업에 대해 ‘원점 재검토’를 선언하고,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통해 방향을 수정한 겸손한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