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기준으로 통계 재분류하면 약 1천500명 정도 추가"
"사례정의 달라진 부분 감안해서 통계 해석해달라"
'중국 환자 1만5천명 증가'에 우리 정부 "폭증했다고 보기엔…"(종합2보)
중국 후베이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하루 새 1만5천명 늘어난 가운데 우리 정부는 중국의 진단 기준이 달라진 데 따른 변동이라며, 폭증했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13일 "중국 내 사례정의와 진단지침이 개정되면서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기준에 따라 후베이성 지역의 경우 폐렴 소견이 없더라도 진단검사를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부본부장은 "오늘 후베이성에서 추가된 1만5천명 중 1만3천명은 변경된 기준에 따라 증가한 것"이라며 "기존 기준으로 통계를 재분류하면 약 1천500명이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2천명 정도 증가했던 종전 기준을 따르면 아직도 그 추세가 아주 급증했다, 폭발했다고 보도가 될 정도의 수준과는 다른 차원의 이해가 필요하다"며 "폭넓게 환자를 진단하고 관리하도록 지침이 바뀐 결과가 통계로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까지 중국에서 두 달여 간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와 확진자는 각각 1천300명과 5만9천명을 넘어섰다.

이 중 후베이성에서는 하룻밤 새 확진자가 1만4천840명, 사망자가 242명 늘었다.

후베이성에서 신규 확진자가 늘어난 것은 '임상진단환자'로 분류된 1만3천332명이 새로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중국은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사례정의를 후베이성 지역과 후베이성이 아닌 지역에 달리 적용하고 있다.

후베이성이 아닌 지역에서는 발열 ·호흡기 증상과 폐렴이 있는 경우를 의심환자로 본다.

후베이성에서는 폐렴이 있으면 임상진단환자로, 폐렴 없이 발열과 호흡기 증상, 백혈구 수치 감소 등이 있으면 의심환자로 분류하고 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중국이 지난 7일부터 '임상진단환자'라는 새로운 분류를 만들어 사례정의를 변경한 데 따라 환자 수의 변동이 있었다"며 "사례정의가 달라진 점을 감안해서 통계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기준을 변경한 것은 통계 수치와 현실에서 체감하는 환자 수의 격차가 날로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실질적 통계'에 가깝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대본 역시 중국이 후베이성에서 폐렴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별도로 분류해 관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단, 임상진단환자가 모두 검사를 거쳐 '양성'으로 확진된 환자인지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임상진단환자를 다 검사해서 확진했는지에 대해서는 정보 확인을 요청한 상태"라며 "현재는 임상진단환자에 검사까지는 시행하지 않고 (환자 통계에) 추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는 중국보다 더 넓은 범위의 사례정의를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는 여전히 폐렴이 있을 때 의심환자로 보지만 우리나라는 중국을 다녀와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 하나만 있어도 의심환자로 분류한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전부 커버할 수 있는 조금 더 광범위한 사례정의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