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이면 어김없이 시작되던 대기업 공채에 올해는 ‘빨간불’이 켜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서울대가 개강을 2주 연기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대학들이 학사 일정을 줄줄이 늦추면서 기업들이 상반기 공채를 미룰 가능성도 높아졌다.

취업 사이트 사람인이 35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네 곳 가운데 한 곳(26.5%)은 “올 상반기 채용 계획을 변경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 규모별로 대기업은 43.5%, 중견기업은 28.3%, 중소기업은 24.8%가 상반기 채용계획을 바꿀 것이라고 응답했다.

상반기 채용 계획 변경이라고 답한 기업 가운데는 ‘채용 일정 연기’(64.2%)가 가장 많았다.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하는 기업들도 ‘면접 최소화’(22.1%) ‘채용 규모 축소’(18.9%) 등을 검토한다고 답했다. 일부는 아예 ‘화상면접’(3.2%) ‘인·적성검사 폐지’(2.1%) 등을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로 했다.

기업 인사담당자 10명 중 3명은 코로나19로 인해 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부담되는 채용 전형은 ‘면접’(69.3%)이라고 답했다. 지원자와 면접위원의 대면접촉 때문이다. 실제 지난 9일 치러진 토익 정기시험에는 사전 신청자의 25%가 응시를 취소했다.

인사담당자들이 코로나19 때문에 가장 우려하는 건 ‘면접 불참률이 높을 것’(69.3%)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