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전문가인 박물관장 지시 어기고 조선통신사 그림 구매 추진
관련 경위 내부조사중…관련자 형사고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국립해양박물관 팀장이 2천만원짜리 유물 무단 구매하려다 들통

국립해양박물관 팀장급 직원이 문화재 전문가인 박물관장 지시를 어기고 전시에 부적합한 유물 구매를 추진하다 내부 조사를 받고 있다.

국립해양박물관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족자 형태 조선통신사 그림 구매 계약을 담당한 A 팀장을 최근 다른 부서로 발령하고 계약이 이뤄진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A 팀장은 문제의 그림을 유물 구매 목록에서 제외하라는 주강현 관장 지시를 따르지 않고, 구매 심의 목록에 올려 계약을 추진했다.

주 관장은 심의 전에 해당 그림이 조선통신사를 다뤘으나 보관 상태가 지나치게 양호한 점 등을 지적하고, 박물관에 전시할 유물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국립해양박물관 팀장이 2천만원짜리 유물 무단 구매하려다 들통

민속학과 문화재학 박사인 주 관장은 경희대학교 중앙박물관 큐레이터,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2012 여수세계박람회 전략기획위원, 국회해양문화포럼 민간집행위원장을 역임했다.

특히 해양사와 고고학·민속학·인류학 등 융복합 연구를 수행하면서 우리나라 해양문화에 대한 연구논문 50여 편과 50여 권의 저서를 집필한 이 분야 전문가다.

그는 2018년 7월 박물관장으로 취임한 이후 박물관에 전시된 전통 통발 어구가 경남 통영이 아닌 일본에서 제작된 것을 직접 확인하고 전시 목록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주 관장은 "문제의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니 우리 박물관에 전시하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보여 사전에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라고 지시했었다"며 "최종 결재 과정에서 구매 계약서를 확인하고 이를 파기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관장 최종 결재가 이뤄지지 않아 대금 2천만원은 지급되지 않았다.

해당 그림을 팔려던 업자는 박물관 측 조치에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 관장은 "박물관 유물 구매는 무턱대고 예산을 집행하지 말고 상당히 신중하게 검토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A 팀장으로부터 경위서를 받고 고의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우선 A 팀장이 제출한 경위서 등을 토대로 조사를 진행한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향후 관련자에 대한 형사고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은 전시 유물 구매 예산으로 연간 15억원을 편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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