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 행정처장 구속, 전 총장·부총장 불구속 검찰 송치
"횡령 자금 5억8천만원 중 일부 공무원 등에 뇌물로 사용"

여주대학교 교비 횡령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전 총장과 전 부총장도 공모한 혐의를 잡고 이들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로 넘겼다.

여주대 비자금 조성 사건에 전 총장·부총장도 연루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여주대 전 총장 A 씨와 전 부총장 B 씨 등 2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A 씨 등은 2012∼2015년 당시 대학 행정팀 처장으로 재직하던 C 씨와 함께 학교 내 공사를 맡을 건설업체나 용역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수의계약을 대가로 업체들로부터 뒷돈을 챙기거나 공사비를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교비 등 5억8천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C 씨가 교비 횡령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지난해 11월 그를 구속한 데 이어 A 씨와 B 씨가 이를 알고도 묵인한 것으로 판단, C 씨의 공범으로 결론 내렸다.

A 씨와 B 씨는 그러나 경찰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빼돌린 교비로 조성된 비자금 가운데 일부는 여주시 공무원에게 뇌물로 전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여주시의 한 공무원이 여주대의 시설변경 관련 인허가 과정에서 여주대 측에 특혜를 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정황을 확인하고 이 공무원도 기소 의견으로 최근 검찰에 넘겼다.

경찰의 이번 수사는 C 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비자금 장부를 지난해 경찰이 확보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이 장부를 근거로 수사를 벌여 A 씨 등 당시 대학 주요 간부들의 혐의를 확인했다.

다만, 조성된 비자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비자금 장부에는 돈의 사용처가 일부 기재돼 있어 확인해보았지만, 관련자들이 부인하고 있고 5∼8년 전에 벌어진 일이라 물증확보에 한계가 있었다"며 "이런 어려움이 있지만, 이 사건에서 숨은 범죄가 없도록 남은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