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상사가 공개된 장소에서 부하 여직원에게 “살찐다” 등의 발언을 하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10부(부장판사 한창훈)는 공기업에 근무하는 40대 후반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부당해고를 인정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음식을 먹으려는 신입직원 B씨에게 “그만 먹어라 살찐다, 다른 사람은 되는데 B씨는 안 된다”고 하거나 자신의 옛 애인 이야기를 꺼내면서 “그 호텔 잘 있나 모르겠다”고 말했다. A씨는 B씨에게 옛 애인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를 보여주면서 어떻게 할지 반복적으로 묻기도 했다.

재판부는 “다른 직원이 말렸음에도 A씨는 ‘살찐다’는 등 외모에 관한 말을 수차례 반복했고, B씨는 이를 신체에 대한 조롱 등으로 느꼈을 것”이라며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옛 애인과의 호텔 이야기는 B씨에게 성적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한다”며 “하급자에 대한 지도·감독 과정에서 용인되는 수준을 벗어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