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예산 50% 이상 삭감…"국제기구에 더 큰 책임과 효율성 필요"
라오스에 신종코로나 대응 의료용품 지원
신종코로나 유행인데…트럼프 정부, 국제보건예산 '반토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 지원을 포함한 글로벌 보건 예산을 절반 수준으로 삭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0일(현지시간) 공개한 2021회계연도 예산안에서 WHO 예산을 6천500만 달러(약 770억원) 가까이 삭감할 것을 제안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이는 전년도 관련 예산의 50%가 넘는 액수다.

미 정부가 2021회계연도 예산에 담은 글로벌 보건 지출 총액 역시 전년도의 절반 가까이를 줄인 60억 달러(약 7조원) 미만이라고 AFP 통신이 전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 글로벌보건안보(GHS) 분야 예산은 전년보다 늘어났다.

예산안은 "미국 정부는 다른 국가, 국제기구, 공공 및 민간 이해당사자들과 협력해 피할 수 있는 전염병을 예방하고, 위협을 조기 탐지하며, 질병 유행과 기타 심각한 감염병 위협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GHS에 1억1천500만 달러(약 1천360억원)를 배정한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2천500만 달러 늘어난 것이다.

신종코로나 유행인데…트럼프 정부, 국제보건예산 '반토막'
이번 WHO 예산 삭감에 대해 더글러스 피트킨 미 국무부 예산기획국장은 "모든 국제기구에는 더 큰 책임과 효율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특정 질병과 보건 위기에 대한 원조 및 노력을 목표로 한 재원을 제공할 다른 메커니즘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짐 리처드슨 국무부 대외원조국장도 "미국은 종합적으로 세계 보건 분야의 최대 기부자"라면서 WHO 다자 원조 분야의 개혁 필요성을 제기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역시 예산안을 가리켜 "신종코로나, 에볼라와 같은 떠오르는 국제 보건 위협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유연성을 제공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는 이날 신종코로나 대응을 돕기 위해 중국과 국경을 맞댄 라오스에 보호안경 440개와 수술가운 1천500개를 포함한 각종 의료용품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7일 신종코로나의 영향권인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을 돕는 데 총 1억 달러(약 1천185억원)를 투입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첫 조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