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강습 등 중단…폐쇄된 우정국 위탁택배 노동자들 '한숨'
신종코로나 여파에 사라지고 중단된 일자리…고단해진 서민들
"한 달에 30만원이 안 되지만 자식한테 손 안 벌리려고 열심히 일했는데 신종코로나 때문에 그마저도 못하게 됐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국내에 확산하면서 경기 침체와 함께 일자리를 잃고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광주 서구에 사는 이모(69) 할머니는 하루 3시간, 한 달에 10번씩 꾸준히 해오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중단되면서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고 하소연했다.

이 할머니는 구청에서 지정하는 장소를 청소하며 매월 27만원 안팎의 급여를 받았다.

그러나 서구청은 지난 6일부터 총 4천450여명이 참여하던 노인 일자리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노인들이 감염에 가장 취약한 계층임을 고려한 조치다.

지난 4일 광주에서 첫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후 일선 구청에는 부모들의 안전을 걱정한 자녀들로부터 사업을 중단해달라는 민원이 잇따랐다.

다른 구청도 환경 정비·스쿨존 교통안전·노노케어 사업 등 구청에서 일자리를 제공하는 공익형 사업을 중지하고 사회복지시설에 인력을 파견하는 사회서비스형 사업도 연기하는 추세다.

이 할머니는 "작은 식당을 하는 딸도 가게가 잘 안돼 힘든데 나까지 일을 못 나가니 애가 탄다.

아픈 사람들도 안타깝고 이 사태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산후도우미와 아이돌봄 노동자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산후도우미 파견업체에 따르면 통상 산모들이 병원에서 퇴원해 2주가량 출퇴근 산후도우미 서비스를 받는데 지난주부터 서비스 신청이 다소 줄었으며 이미 계약한 기간을 단축하는 사례들도 늘었다.

공공기관이나 민간 문화센터·체육시설 강사들도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한 20대 수영강사는 "지난해 광주 세계선수권대회 개최로 염주 수영장을 8개월여간 사용할 수 없어 대리운전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냈다.

겨우 안정되나 싶더니 또 일이 줄어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종코로나 여파에 사라지고 중단된 일자리…고단해진 서민들
22번 확진자가 근무했던 광주우편집중국이 임시폐쇄되면서 위탁 택배 노동자들의 생계도 위협받고 있다.

광주우편집중국 정규직과 시간제 실무원 등 520명은 지난 5일부터 유급휴가에 들어가고 자가격리됐지만, 소포 배달에 따른 수수료로 생계를 이어가는 위탁 택배 노동자 107명은 유급휴가 대상이 아니다.

전남지방우정청 관계자는 "우정사업본부 차원에서 지원 방안을 찾기 위해 법령 등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