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는 비공개 정보에 해당" 공개 거부
부산대 "항소 검토하지 않는다"…명단 공개 여부 주목
법원 "조국 딸 부산대 의전원 입시위원 명단 공개해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 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할 당시 입시위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부산지법 행정1부(박민수 부장판사)는 사법시험준비생모임 권모 대표가 부산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권 대표는 지난해 8월 20일 부산대 측에 조 씨가 2015년도 부산대 의전원 입시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와 입시에 참여한 입시위원 명단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조 씨가 자기소개서에 부모 및 친인척의 정보를 기재했는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이 당시 입시위원으로 참석했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부산대는 권 씨가 요구한 정보가 공개될 경우 사생활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고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거부했다.

이에 권 대표는 "정보공개거부처분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부산지법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권 대표의 청구 중 입시위원 명단은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입시위원 명단 공개로 부산대에 과중한 업무 부담이 발생한다거나 이미 종료된 입학시험에 관한 입시위원 명단을 공개하더라도 대학 측에 어떠한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입시위원 명단은 공개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입시위원 명단을 공개하면 입학시험과 관련한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당시 수험생들은 이미 면접위원 등 입시위원을 대략적으로 알고 있는 점, 일부 국가시험의 경우 이미 관련 위원 등의 명단을 공개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조씨의 자기소개서에 대해서는 "성장 과정, 가치관, 사회경력 등 개인의 내밀한 내용의 비밀을 포함하고 있어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대해 부산대는 이날 입학본부 회의에서 법원 판결에 대한 논의를 벌인 끝에 "먼저 나서서 항소를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리, 입시위원 명단 공개 여부가 주목된다.

소송을 제기한 사법시험준비생모임도 항소하더라도 크게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1심 판결이 최종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