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라이트는 달맞이…모란봉·주체사상탑·마식령스키장 '인기'
명절 안 쇠던 북한서 정월대보름은 어쩌다 '빨간날' 됐을까

8일은 올해 음력 1월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이다.

북한에서는 민족의 명절을 어떻게 보낼까.

오곡밥을 먹고 두둥실 떠오른 보름달에 소원을 비는 건 남한과 마찬가지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공휴일 여부다.

한국에선 정월대보름은 공휴일이 아니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북한 외국문출판사의 2020년도 달력을 보면 북한에서 2월 8일은 건군절이자 토요일 그리고 정월대보름인데, 일하지 않는 '빨간날'이다.

주5일제가 아닌 북한에서 토요일은 생활총화와 사상학습 등 정치 활동을 하는 '일하는 날'이지만 이번 주는 정월대보름 덕분에 주말 이틀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북한에서 정월대보름이 흥성거리는 명절이 된 연원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정월 대보름날에 비낀 숭고한 민족애' 기사에서 엿볼 수 있다.

신문에 따르면 2002년 2월 어느 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현지지도를 수행한 일꾼(간부)들에게 식사를 청했다.

그는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는가.

음력으로 정월대보름날"이라며 "조상 전래로 우리 인민들은 이날에 마른나물 9가지를 가지고 반찬을 만들고 오곡밥을 먹었으며 엿도 달여 먹었다.

지금 우리 사람들은 이런 풍속을 잘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생활을 검박하게 해야 하지만 조상 대대로 내려오면서 전해오는 우리 민족의 풍속에 대하여 잘 알아야 한다"며 "사람들에게 정월대보름이 어떤 날이며 이날에는 무슨 음식을 만들어 먹는가 하는 것과 같은 상식들도 알려줘야 한다.

달력이나 탁상일력에도 정월 대보름날이라고 써넣는 것이 좋겠다"고 지시했다.

이듬해부터 북한은 정월대보름을 민족명절로 쇠게 됐다.

명절 안 쇠던 북한서 정월대보름은 어쩌다 '빨간날' 됐을까

정월대보름을 즐기는 모습은 남쪽과 대동소이하다.

하이라이트는 달맞이다.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북한 주민들이 '달맞이 명당'을 찾는 데 열을 올린다고 전했다.

모란봉, 련광정, 대동강반 등 오랜 명소는 물론이고 평양시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주체사상탑 전망대, 마식령스키장 대화봉 정점도 인기라고 한다.

려명거리의 70층 초고층살림집(아파트)에 산다는 김일성종합대학의 한 교육자는 인터뷰에서 "우리 집 식구들은 이 해의 대보름달맞이를 구름 위에 둥실 솟은 우리 집에 척 앉아서 하려고 한다"며 "아마 이 세상에 우리보다 더 높은 곳에서 달맞이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명절 안 쇠던 북한서 정월대보름은 어쩌다 '빨간날' 됐을까

계숭무 사회과학원 민속학연구소 연구사 부교수는 이날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오곡밥, 9가지 마른나물 반찬, 약밥, 복(福)쌈 등 명절 음식 문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계 교수는 "약밥은 찰밥에 꿀과 간장을 골고루 섞고 밤, 대추, 참기름을 넣어 쪄서 그릇에 담은 다음 잣을 모양 있게 놓고 계핏가루를 뿌려 완성하였다"고 했고, "복쌈은 남새(채소)잎이나 김 등으로 밥을 싸서 먹는 것으로서 새해에도 복이 차례지고 그해의 풍작을 바라던 데서 생긴 풍습이었다"고 덧붙였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9시 40분께 정월대보름 풍경을 담은 특집 방송도 진행할 예정이다.

명절 안 쇠던 북한서 정월대보름은 어쩌다 '빨간날' 됐을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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