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시자 중 36% 결시한 고사장도…"손 소독 부탁드릴게요" 요청
체온 37.5도 넘는 응시생 별도 고사장서 시험…종료 30분전 퇴실 허용
발열 체크하고 마스크 쓰고 본 한국사능력검정시험…취소율 28%

사건팀 = 8일 오전 9시. 제46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치러지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서울남부학습센터 건물 출입문 앞에 응시자들이 두 줄로 길게 늘어섰다.

이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건물 내부에서는 마스크를 쓴 시험 안내 요원들이 입장하는 응시자들의 이마나 귀에 디지털 체온계를 대고 열이 없는지 확인했다.

또 출입문 앞에 손 소독제를 비치해 놓고 응시생들에게 "손 소독 부탁드릴게요"라고 안내했다.

한 응시자가 마스크 없이 입장하자 안내 요원은 "마스크 안 챙겨오셨어요?"라고 물었다.

응시자가 "없다"고 답하자 안내 요원은 준비된 마스크 상자에서 마스크를 꺼내 건네며 "마스크를 꼭 써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라고 안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이 지속하는 가운데 이날 오전 전국 곳곳에서 마련된 시험장에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일제히 시행됐다.

앞서 교육부 소속 국사편찬위원회는 신종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홈페이지 공지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시험 지원자들에게 "공무원 채용 시험 응시를 위한 자격 취득 등과 같은 불가피한 사유가 없는 경우 시험 응시를 자제해 달라"고 안내했다.

이 때문에 이날 시험은 평소보다 시험 취소자와 결시자 비율이 모두 높았다.

국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시험 접수자는 원래 17만5천226명이었으나 이 중 28.3%인 4만9천555명이 접수를 취소했다.

이런 취소 비율은 평소보다 훨씬 높은 것이라고 위원회 관계자는 전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평상시 이 시험의 결시자 비율은 20% 안팎이지만, 연합뉴스가 이날 점검해 본 일부 시험장들의 결시자 비율은 그보다 훨씬 높았다.

국사편찬위원회로부터 시험 운영을 위탁받은 한국생산성본부 관계자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남부학습센터로 신청한 응시생 976명 중 약 36%가 시험을 보러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학교 고사장 총감독관도 "한 고사실에 35∼70명이 시험을 보는데 고사실당 결시자가 15∼20명 정도 되는 것 같다"며 "평소보다 결시자가 많다"고 말했다.

발열 체크하고 마스크 쓰고 본 한국사능력검정시험…취소율 28%

신종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시험을 본 응시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시험을 봤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강지수(25)씨는 "점수 발표 일정을 고려할 때 이번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보지 않으면 다음 공무원 시험을 볼 수 없어 오늘 꼭 봐야 했다"며 "신종코로나가 걱정되지만 열도 체크하고 마스크도 쓰고 하니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한 해 다섯 차례 안팎만 시행되며, 5급 국가공무원과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에 응시하려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이상을 반드시 획득해야 한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이 시험을 봐 시험장에 동행했다는 김모(45)씨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시험을 보지만 다 같이 마스크도 쓰고 발열 체크도 하니 크게 걱정되지는 않는다"며 "모두가 에티켓만 잘 지키면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험장이 마련된 성균관대 퇴계인문관에서 감독관들은 체온이 37.5도가 넘는 응시자들이 있으면 일단 한쪽에 따로 대기시켰다.

감독관들은 계단을 올라오는 등 활동으로 체온이 올랐을 수 있다고 보고 이들을 5분 정도 대기시킨 후 다시 체온을 측정했고, 이들의 체온이 37.5도 아래로 떨어진 것을 확인한 뒤 입실을 허용했다.

한 20대 남성은 체온을 수 차례 쟀지만 계속해서 37.5도를 넘겼다.

감독관이 "오늘 꼭 시험을 봐야 하느냐"고 묻자 이 남성은 초조한 표정으로 "오늘 꼭 시험을 봐야 한다"고 사정했다.

결국 이 남성은 체온이 37.5도가 넘는 다른 2명의 응시자와 별도로 마련된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르게 됐다.

한편 시험 주최 측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이날 만큼은 시험 종료 15분 전부터 퇴실이 가능하던 기존 시험 운영 방식을 바꿔 시험 종료 30분 전부터 퇴실을 허용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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