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휴원·행사 중단 장기화…지역경제 위축 우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경기도가 유난히 몸살을 앓고 있다.

가축에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행정력이 집중되고 인적·물적 활동이 제한되면서 지자체와 지역사회에 주름살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

돼지열병 이어 코로나…'바이러스와 사투' 중인 경기도

◇ 연이은 방역망 풀가동에 행정력도 과부하
8일 오전 9시 기준으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24명 중 7명이 경기도에서 발생했다.

이는 인구 비례(전국의 25%)로 볼 때도 높은 수치지만, 경제활동 규모나 유동인구, 과밀화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추가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186명이 감염돼 38명이 사망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 당시에도 경기도에서는 70명(전국의 38%)이 감염돼 8명이 사망했다.

이런 뼈아픈 경험을 학습 효과 삼아 도는 지자체 차원에서 '과하다 싶을 정도'의 수위로 대응하고 있지만, 덩달아 행정력에도 부하가 걸렸다.

도청 행정력만 해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의료·방역 인력 25명을 포함, 9개반 43명이 투입됐고 각종 지원인력과 TF, 공공기관까지 포함하면 100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7일까지 누적된 투입인력만 비상근무인력을 합쳐 모두 819명이다.

돼지열병 이어 코로나…'바이러스와 사투' 중인 경기도

게다가 지난해 9월 20일 파주에서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도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

발생농장 9곳을 포함해 모두 56개 농장에서 11만1천320마리의 돼지가 살처분 살처분됐고 이를 매몰하는 작업에 공무원 879명, 군경 133명, 민간인 5천663명 등 모두 6천675명(누적)이 동원된 바 있다.

그나마 다행히 지난해 10월 9일 이후 농가에서 발생한 사례가 없으나, 아직도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방역활동이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도와 시군 동물방역 담당부서 직원들은 지난 설 연휴 때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출근하는 등 행정력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도 발생지역과 접한 고양, 양주, 동두천, 포천 등 13곳에 이동통제초소가 2인1조 하루 3교대로 운영되고 있어 하루 투입되는 인원만 78명에 이른다.

농가 초소도 108곳이나 돼 관리대상이다.

더욱 난감한 문제는 ASF가 언제 종식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ASF가 농가에서 재발하면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형국으로 몰린다.

경기도 관계자는 "연이은 바이러스와의 싸움에 직원들의 피로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더구나 이런 상황이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돼지열병 이어 코로나…'바이러스와 사투' 중인 경기도

◇ "지역경제는 겨울왕국…언제 끝날지 몰라 더 걱정"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9월 이후 군중이 모일 이렇다 할 행사가 거의 열리지 못해 지역경제도 잔뜩 움츠러들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주시하며 불특정 다수가 모이거나 급하지 않은 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백화점, 마트, 다중이용시설 등의 이용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런 가운데 도는 지난 3일 노인복지관, 경로당 등 도내 사회복지시설 1만62곳에 대한 임시휴관을 시군에 권고했다.

이들 시설의 하루 이용 인원이 73만명이 넘는 점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지역사회 활동의 한축이 멈춘 셈이다.

실제로 지난 6일 기준 도내 노인복지시설 45곳, 경로당 7천485곳, 카네이션하우스 27곳 등 모두 7천557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15번과 20번 환자가 거주한 수원시, 12번과 14번 확진자가 나온 부천시, 4번 확진자가 나온 평택시 등에서는 백화점, 대형마트, 다중이용시설 등 이용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평택시 한 헬스장 관계자는 "회원들이 하루 100여명 방문했지만, 요즘엔 절반도 오지 않고 있다"며 "회원권을 중지해달라는 일부 회원의 요청도 있다"고 전했다.

돼지열병 이어 코로나…'바이러스와 사투' 중인 경기도

파주시와 연천군 등 접경지역은 ASF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까지 겹쳐 안보관광 중단 장기화로 인한 지역경제 타격이 심각하다.

파주시와 주민들은 관광객 감소로 상권과 주민 피해가 발생하자 통일대교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정부에 안보관광 재개를 요청하고 있다.

파주 개성인삼축제, 연천 구석기겨울여행 등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가 줄줄이 취소돼 지역상권이 더욱 얼어붙었다.

7일부터는 정부 지침에 따라 1천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 축제, 시험 등 집단행사의 경우 기간과 참여인원, 밀집도, 잠재적 감염 노출 가능성, 대응 능력 등에 대해 지자체가 위험도를 평가해 진행·중단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도와 시군 지자체는 재정 곳간을 서둘러 풀어 대응하는 것 이외에 달리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업애로 해결, 자금 지원, 골목상권 활성화, 공공재정 신속 집행,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전반에 대응할 9가지 대책을 담은 '경기도 지역경제 및 내수 시장 활성화 방안'이 나왔지만 얼마나 훈풍으로 작용할지는 의문이다.

김규식 경기도 경제기획관은 "사태가 장기화하면 관광객 감소, 불안감 증대, 소비 위축, 수출입 차질 등으로 지역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정부, 시·군 등 관련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지역경제 부담을 덜어주고 기업들이 애로사항을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돼지열병 이어 코로나…'바이러스와 사투' 중인 경기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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