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은 증상만으로 감기와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자신이 걸렸는지 확인하겠다는 궁금증으로 병원을 찾으면 진짜 환자를 만나 감염될 위험만 높죠. (중국을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타이레놀 같은 약을 먹고 지낼 수 있는 정도라면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하는 것은 권고하지 않습니다.”

"가벼운 감기로 병원 찾다간 되레 감염 위험"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사진)은 “단순 감기 증상이 있다면 자가 격리하면서 지내다가 2~3일이 지나도 나빠지면 검사받는 게 적절하다”고 했다. 그는 “싱가포르 등을 다녀온 뒤 진단서를 끊어 달라는 요청이 있다”며 “의료기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아니라는 내용의 진단서는 끊어줄 수 없다”고 했다.

대한감염학회,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일부터 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전문가들조차 질환을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감염 질환을 연구하는 의료진이 모여 정부의 정책에 도움을 주기 위해 위원회를 만든 이유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사태가 언제 끝나느냐다. 전문가들조차 ‘모른다’고 했다. 백 이사장은 “대개 발생자와 사망자 추이가 점차 빠르게 오르다 정점에 달하면 평평한 선을 이루는데 이 기울기가 꺾이는 시점이 되면 감소하는 시점에 다다랐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적 의학저널 란셋에서는 4월 정도가 피크가 되지 않겠냐고 예측한 논문이 있다”고 했다.

그는 “우한의 신규 환자 수가 지난 5일 소폭 줄었지만 조금씩 감소할지, 검사가 덜 돼서 진단이 덜 된 건지 알 수 없다”며 “(지금으로서는) 하루하루 수치만으로 보는 건 크게 유효하지 않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김남중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는 “의학저널에는 다른 질환에 비해 상기도 감염이 적다고 돼 있지만 폐렴이 있는 환자를 분석한 결과”라고 했다. 그는 “서울대병원에서 4명의 환자를 봤는데 약간의 한기와 근육통, 목 아픔, 기침 등의 증상으로 온다”며 “감기와 구분하기 어렵다”고 했다.

사망률에 대해서도 아직 확신할 수 없다. 다만 사망률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은 아닐 것으로 의료진은 전망했다. 신영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우한 지역 사망률은 4~5%고 중국 밖 나라에서 200명 넘게 환자가 발생했지만 중국 외 지역에서는 2명이 사망했다”며 “홍콩 사망자는 심장병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필리핀 사망자는 2차 감염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치료제가 아직 없는데도 완치 환자가 나온 것에 대해 신 센터장은 “몸 속 면역체계에 따라 자연적으로 치료가 된 것”이라며 “신종 감염병이기 때문에 항체가 생기려면 적게는 열흘에서 길게는 3주까지 걸린다”고 했다. 약이 없는 감기처럼 건강한 성인은 면역체계가 작동해 열이 떨어지고 낫는다는 것이다.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할 때는 처리하는 법도 중요하다고 했다. 김성란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장(고려대구로병원 감염관리팀장)은 “마스크를 썼다는 것은 앞면은 오염됐다는 것”이라며 “앞면을 만지면 손도 오염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