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바이러스 정보·회의소집서 대만 배제…"대만인 건강 위험 빠뜨려" 비판
우한 거주 대만인 200여명 전세기 귀환…시민에 마스크 배급
'신종코로나' 대만, '중국의 일부' 취급 WHO에 발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취급하며 국제적 방역 대책 일선에서 소외시키자 대만이 반발하고 나섰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암묵적으로 승인해온 WHO가 이번에도 대만에 바이러스 관련 최신 정보를 공유하지 않거나, 대만을 긴급회의에 소집하지 않는 등 중국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만의 조지프 우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만약 WHO가 '모든 시민에게 건강을',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다'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다면, 지금 대만인들은 분명히 그렇게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WHO를 비난했다.

이에 따라 대만 내에서는 중국과의 갈등이 시민의 건강 문제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 담당 선임 연구원은 "대만의 이해는 자주 무시당하며, 국제 사회에서도 극도로 고립돼있다"면서 "대만이 가진 전문 지식을 활용하지 못하고, 대만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 모두 국제사회에 손해"라고 우려했다.

앞서 대만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WHO 총회에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받았으나, 2016년부터는 중국의 반대로 총회 참석조차 어려워졌다.

글레이저 연구원은 이를 대만을 국제기구에서 배제하려는 중국의 전반적인 전략의 일환이라고 부연했다.

대만은 자국을 자치적 독립 국가로 천명하고 있지만, 중국은 대만도 홍콩이나 마카오처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통치를 받고 있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또 중국 본토에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과 달리 대만에서는 10명의 확진자밖에 나오지 않았음에도 중국과 함께 중화권으로 묶여 국제노선 항공편이 잇따라 중단되는 등의 피해도 겪고 있다.

'신종코로나' 대만, '중국의 일부' 취급 WHO에 발끈
한편 대만 정부는 이날 전세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湖北) 우한(武漢)에 체류하던 대만인 500여명 중 절반가량을 1차로 철수시켰다.

대만의 중국 담당 부처인 대륙위원회는 4일 성명을 통해 전날 오후 11시 48분께 대만 북부의 타오위안(桃園) 공항에 대만인 247명을 태운 전세기가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향후 14일간 격리될 예정이며, 유증상자는 병원으로 이송된다.

대만 정부는 이와 별도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시민들에게 일주일에 2개의 마스크를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대만 보건 당국은 감염에 취약한 이들이나 병원과 같은 고위험 장소에 가지 않는 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대만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