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관광지는 그나마 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공포로 내국인 마저 제주도 관광을 주저하면서 제주관광업계가 극심한 타격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에 제주 내국인 관광객도 절반으로 '뚝'…'이중고'
제주 무사증 입국 중단이 이날 0시를 기해 시행에 들어간 가운데 내국인들도 여행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내국인 관광객 입도가 절반으로 줄었다.

4일 제주도관광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3일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1만9천209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짜 3만9천827명에 비해 51.77%나 감소했다.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 갈등 당시에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분을 내국인 관광객 증가분이 상쇄시켜줬는데 이번에는 내국인 마저 입도를 꺼리면서 예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에 제주 내국인 관광객도 절반으로 '뚝'…'이중고'
실제로 2017년엔 2016년 보다 10% 증가한 1천352만859명의 내국인 관광객이 제주를 찾아 외국인 관광객 감소분을 메워줬다.

이번엔 내국인 관광객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숙박업소와 소매업소, 실내 중소형 관광지의 타격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내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게스트하우스 등의 예약률은 크게 떨어졌다는 후문이다.

내국인 관광객의 수가 크게 줄어든 데 다 이들 역시 감염 우려를 이유로 타인과 방과 시설을 함께 사용하길 꺼리기 때문이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로 예약이 평소의 20%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투숙객 대부분은 예약 취소로 인한 위약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온 것으로 보인다"며 "인근의 다른 게스트하우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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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이 집중되던 제주시 연동 신시가지의 경우는 오가는 이들이 크게 줄었고, 매출도 곤두박질 치고 있다.

소매상점과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들은 비명을 지를 정도의 상황이다.

연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사람이 다녀야 장사를 하지. 몇일째 개점 휴업 상태"라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실내 관광지의 타격도 극심하다.

제주시의 실내 박물관인 브릭 캠퍼스의 경우 입장객 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발생 이전의 3분의 1 이하로 감소했다.

제주를 다녀간 중국인 관광객의 확진 소식 이후엔 4분의 1 수준으로 입장객이 곤두박질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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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영 제주 브릭캠퍼스 본부장은 "캠퍼스 내에 10곳에 손소독제를 배치하고 있는데 사태 발생 이전에는 배치포인트당 한 통이 10일 정도 유지됐지만 지금은 하루에 1통 반씩 투입하고 있다"며 "마스크와 방역 관련 제품 수급까지 힘들어 사태가 지속할 경우 임시 휴업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목원이나 정원 형태의 야외 관광지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감염에 대한 공포가 그만큼 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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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의 경우 최근 수일 간 하루 입장객이 700∼800명 선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입장객에 비해 15∼20% 줄어든 수준의 입장객 감소 폭을 보였다.

신명석 휴애리자연생활공원 과장은 "우리 공원의 경우 내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오는데 실외에서 매화, 동백 등의 꽃을 감상하거나 동물들을 관찰하려는 입장객들이 대부분이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영향이 덜 한 것 같다"며 "곳곳에 손을 씻을 수 있는 곳을 추가로 마련하는 등 위생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3일 서울에서 제주로 내려와 이날 공원을 찾았다는 관광객 커플은 "그나마 감염 공포가 덜 한 실외 관광지를 찾던 중 이곳에 오게 됐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3일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역시 1천866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짜 3천530명에 비해 47.14%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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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관광협회는 제주 무사증입국제도가 4일 0시를 기해 중단돼 제주를 찾는 외국인 방문객의 감소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협회는 지난해 하반기 제주를 찾은 중국인 가운데 무사증 입국제도를 이용한 이들의 비율이 74%였음을 볼 때 무사증 입국 제도 중단으로 이 가운데 상당 비율이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