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최측근' 이찬열 탈당…교섭권 잃고 국고보조금도 대폭 줄 듯
'사분오열' 바른미래, 결국 비교섭단체로…80억원 날릴 판
손학규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두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이 4일 이찬열 의원의 탈당으로 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됐다.

여기에 안철수계인 비례대표 의원들이 제명을 요구하고 있고, 당권파 의원들마저 손 대표의 퇴진을 압박하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릴레이 탈당이 이뤄질 수 있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바른미래당 의석수는 19석이 됐다.

원내 교섭단체로 활동하지 못하게 된 것은 물론, 무더기 탈당이 현실화할 경우 순식간에 '의원 0명' 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의원은 지난 2009년 재·보궐선거에서 손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국회에 입성했고 3선을 하는 동안 손 대표와 운명을 함께 해온 대표적인 '손학규계' 인사다.

손 대표의 최측근인 이 의원이 이날 "이제 한계인 것 같다"며 탈당을 선언하면서 당권파, 즉 손 대표와 그동안 뜻을 같이해온 의원들의 동반 탈당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바른미래당 의원 및 당직자들은 손 대표에게 '오는 10일까지 퇴진하라'고 요구하며 당무를 거부하고 있다.

손 대표가 끝내 퇴진을 거부할 경우 집단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 의원이 바른미래당 '붕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바른미래당의 한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이 의원이 손 대표에게 고언을 하기도 한 것으로 안다"며 "이 의원이 먼저 탈당할 줄은 예상 못한 일로, 당직자들도 동요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분오열' 바른미래, 결국 비교섭단체로…80억원 날릴 판
탈당 사태가 이어질 경우 바른미래당은 4·15 총선 앞두고 국고보조금 80억원가량을 손해 볼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정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은 매 분기 경상보조금과 선거 전 선거보조금으로 나뉜다.

경상보조금은 1월 중순, 선거보조금은 3월 말에 지급될 예정이다.

정치자금법은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 보조금 총액의 50%를 균등하게 배분하고, 5석 이상 20석 미만 정당에는 총액의 5%를, 의석이 없거나 5석 미만인 정당에는 총액의 2%를 배분하도록 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교섭단체를 유지했다면 총선 전에 경상보조금 18억3천만원, 선거보조금 73억3천만원 등 총 91억6천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면서 '5석 이상 20석 미만' 기준에 따라 경상보조금 5억5천만원, 선거보조금 22억원 등 27억5천만원을 받게 돼 약 64억원을 놓치게 됐다.

나아가 '탈당 러시'가 현실화해 의석수가 1월 중순 이전에 5석 미만이 될 경우에 경상보조금은 2억2천만원, 선거보조금은 8억8천만원에 불과해 80억원가량을 손해 보게 된다.

현재 바른미래당 의원 19명 중 6명은 지역구 의원으로, 이들은 손 대표가 오는 10일까지 퇴진하지 않으면 탈당하겠다는 입장이다.

탈당 시 의원직을 잃는 비례대표 의원들은 의원직 유지를 위해 당에 제명을 요구하고 있다.

13명의 비례대표 의원 가운데 6명은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안철수계로 분류된다.

안철수계인 이동섭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해당 행위를 하고 있는 '안철수 신당' 참여 비례대표 의원들을 즉각 제명해 달라"며 '셀프 제명'을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