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 국가' 환자 유입 무방비…12번 환자는 '일본'서 귀국
코로나바이러스 잠복기 14일…"19일 귀국 이후 감염 가능성 배제 못 해"
'16번환자' 태국서 감염됐나…해외유입 가능성 '촉각'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 환자가 태국에서 입국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국 외 국가' 환자 유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만약 16번 환자가 태국에서 감염됐다면 국내에서 발생한 두 번째 중국 외 국가 환자 유입 사례다.

앞서 발생한 환자 1명도 일본에서 확진환자와 접촉해 감염된 뒤 국내로 들어왔다.

4일 의료계에서는 태국 내 확진환자 발생 추이 등을 고려할 때 16번 환자가 태국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이 나온다.

다만 국내 귀국 후 중국 우한 방문자와 접촉해 감염됐을 가능성 등도 배제할 순 없다.
'16번환자' 태국서 감염됐나…해외유입 가능성 '촉각'
◇ 우한 입국자 많은 '태국'…확진환자 19명으로 최다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에서 떠난 사람들이 태국으로 많이 이동했다는 점은 '태국 감염'에 무게가 실리는 가장 큰 이유다.

우한시는 현재 봉쇄됐지만, '봉쇄령'이 내려지기 전 주민 500만명이 중국 내 다른 대도시나 해외로 이동했다.

항공서비스앱 '항공반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우한에서 출발한 해외 항공기 탑승자 목적지 1위는 태국이다.

이 기간 2만558명이 태국으로 입국했다.

한국 입국자 6천430명보다 3배 많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6번 환자의 '태국 감염'과 관련해 "가능성이 있다"며 "우한이 봉쇄되기 전 많은 사람이 해외로 빠져나간 점에 주목해야 한다.

태국,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기준으로 태국에서 발생한 환자는 19명이다.

중국 이외 국가 가운데 환자 수가 가장 많다.

보건당국 역시 16번 환자가 태국에서 중국 후베이성 주민 또는 방문자와 접촉했는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아무래도 여행지에서의 접촉 가능성이 있다"며 "(태국에서) 후베이성 주민과 접촉했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16번환자' 태국서 감염됐나…해외유입 가능성 '촉각'
◇ 국내서 '우한 방문자' 접촉 가능성…태국 입국자 방역 '무방비'
16번 환자가 국내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

환자가 국내에 귀국한 이후 우한시를 방문했던 누군가를 만났다면 '국내 감염'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최대 14일이다.

보건당국은 이런 환자 발생 등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 우한시에서 입국한 사람 2천991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모든 접촉자를 파악하는 것은 아니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특이증상이 있을 때만 검사를 받고, 양성으로 확인되면 접촉자 조사에 나서기 때문이다.

또 전수조사 대상자 가운데 한국인 30명은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다.

16번 환자와 같이 중국이 아닌 나라에서 입국한 경우 검역과 의료기관 진료에서 의심 환자로 분류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는 이날부터 공항에서 특별입국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태국 입국자는 대상이 아니다.

의료기관에서도 원칙적으로는 중국 방문력을 전제로 의심환자를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선별 진료도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16번 환자는 지난달 25일부터 증상이 있어 전남 광주에 있는 광주21세기병원과 전남대학교병원을 방문했지만 2일까지는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보건당국 역시 중국 이외 국가 입국자에서 확진환자가 나오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다만 태국을 오염지역으로 지정할 필요성은 아직 없다고 판단했다.

정 본부장은 "16번 환자는 저희가 판단을 해도 이상한 점이 많아 역학조사를 상세하게 해야만 감염경로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태국의 경우) 오염지역으로 지정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