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 들여 복지시설·경로당 등 소독…"사회공헌 가치 실현"

"온 사회가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데 돈을 좀 못 버는 게 대수인가요.

"
수원의 방역 청소 전문업체들인 ㈜휴먼컨스, ㈜늘푸른세상, 이레산업 등이 신종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무료로 방역활동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 기업은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모두 중시하는 기업으로 지자체가 지정한 사회적경제기업이거나 예비사회적기업에 해당한다.

신종코로나 무료 방역 나선 수원 기업들
지난달 31일 첫날에만 권선구 호매실동의 한 아파트 전체를 비롯해 수원의료원, 지역아동센터 7곳 등 9개 시설을 방역했다.

이날은 호매실동의 시립금호어울림어린이집의 한 보육교사가 국내 7번째 확진 환자와 접촉한 것이 확인돼 해당 어린이집이 잠정폐쇄 되는 등 수원지역 사회가 발칵 뒤집어진 날이었다.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확진자나 밀접접촉자가 거쳐 간 시설이나 주택을 방역해야 하는 지역 보건소에 이들 기업의 무료 방역 지원은 큰 힘이 되고 있다.

소독 약품부터 방역 인력까지 지자체의 지원이나 도움 없이 온전히 기업이 모든 비용을 부담하며 소독이 필요한 곳을 신속하게 방역하기 때문이다.

전염병 예방 방역의 경우 25평 시설은 약품비와 인건비를 포함해 5만∼20만원이 소요된다.

이보다 규모가 큰 공공기관이나 복지관은 비용이 50만∼100만원으로 훌쩍 뛴다.

이들 업체엔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사회에 보탬이 된다는 생각에 비용은 상관하지 않고 힘든 방역작업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이들 업체는 사회적경제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공헌을 그대로 실천하는 기업들"이라면서 "사회적경제 기업뿐 아니라 일반 기업도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에 동참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이 무료 방역에 나선 것은 지난달 30일 '수원시 사회적경제 기업 네트워크 간담회' 때 방역·소독 전문기업의 전문성을 살려 무료 방역 작업을 하고 싶다고 시에 제안하면서다.

수원시 사회적경제 기업 네트워크는 수원시사회적기업 협의회, 협동조합협의회, 자활기업협회로 이뤄졌으며, 이 네트워크에는 80여개 사회적경제 기업과 단체가 포함돼 있다.

시도 이들 기업이 오래전부터 사회봉사의 하나로 지역 공공기관과 협약을 맺고 취약계층 가정의 청소·방역을 해 온 점을 인정해 방역 소독을 맡겼다.

휴먼컨스의 경우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 발생했을 때도 수원의 시설들에 대해 무료로 방역 소독을 했다.

시는 이들 기업에 어떠한 재정적 지원을 하지 않지만, 기업이 보유한 소독약품이 거의 소진됨에 따라 보건소가 가진 소독약품을 지원할 예정이다.

신종코로나 무료 방역 나선 수원 기업들
현재 이들 3개 기업 외에 수원지역자활센터가 참여하면서 기업과 센터가 수원시 4개 구를 하나씩 전담해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영통구를 맡은 휴먼컨스는 이날 오후 매탄1동의 지역아동센터를 포함해 지역 내 5개 지역아동센터를 방역했다.

휴먼컨스의 지현 이사는 "취약계층의 집을 청소하고 소독했을 때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회사 직원들에게 매우 큰 감동을 줬을 뿐 아니라 사회공헌의 가치도 느끼게 해주었다"면서 "이번에도 신종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