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계 제약회사 방침에 '시끌'…노바티스 "공정성의 원칙 따라 추첨"
환자 변호 단체들 "희귀병 치료약을 경품으로 만들 것" 비판
"개당 25억원 희귀병 치료제, 추첨으로 연 100명 무료투약" 논란
스위스계 제약사 노바티스가 세계 최고가 의약품을 연간 100명의 환자에게 추첨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고 독일 DPA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노바티스는 자사가 개발한 척수성 근육 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를 전 세계 100명의 영유아 환자에게 나눠주기 위한 추첨을 3일부터 시작한다.

노바티스는 지난해 12월 이런 계획을 발표하며 2주에 한 번씩 추첨을 통해 미국 외 국가의 환자들에게 졸겐스마를 무료로 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첨 배분은 공정성, 임상적 수요와 접근성의 원칙에 따른 것으로 특정 국가나 환자를 편애하지 않는 절차라고 주장했다.

SMA는 유전적 원인에 의한 퇴행성 근육 질환으로 영유아 사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8천∼1만명 중 1명이 앓는 것으로 추정되는 희소 질환이다.

졸겐스마는 1회 투약으로 SMA를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제이다.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처(FDA) 승인을 받았으며, 미국 내 판매가는 210만 달러(약 25억원)로 단일 치료 약품으로는 세계 최고가다.

미국 밖에서는 아직 승인을 받지 못했다.

노바티스에 따르면 추첨에서 당첨된 환자는 자국 규제 당국이 졸겐스마 처방을 예외적으로 허용해줄 경우 수 주 후 약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추첨 배분 방식에 대해 환자 변호 단체들은 지나친 고비용과 규제 당국의 승인 부족이라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처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노바티스가 관련 계획을 발표한 후 유럽 내 SMA 환자 변호단체의 통솔기구인 SMA유럽은 성명을 통해 "치료 약을 탐나는 경품으로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추첨 방식이 수천 명의 영유아를 경쟁에 내몰고 굳게 맺어진 공동체들을 분열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영국에 기반한 비영리 단체인 '트리트SMA'의 공동설립자인 카츠페르 루친스키 역시 추첨 방식에 대해 "너무 대충 만들었다"며 환자들끼리 경쟁하도록 하는 것은 도움 되지 않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