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서 "알샴라니는 '영웅'…수년간 미군기지 공격 기획" 주장
알카에다 예멘지부, 미군 플로리다 해군기지 총기난사 배후 자처
이슬람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예멘 지부가 지난해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해군 항공기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고 AP, 로이터 통신이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예멘에 근거지를 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는 2일(현지시간) 공개한 동영상에서 펜서콜라 기지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저지른 사우디아라비아 군 장교 출신 훈련생 무함마드 알샴라니 소위를 '영웅'이라고 부르면서 자신들이 그 배후라고 밝혔다.

AQAP 동영상은 지하드(이슬람 성전주의) 조직의 온라인 활동을 감시하는 미 시민단체 사이트(SITE)에 의해 알려졌다.

AQAP은 18분짜리 비디오에서 자신들이 총격범 알샴라니 소위를 훈련시킨 것과 관련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그와 연락을 주고받았음을 시사했다고 리타 카츠 SITE 국장은 설명했다.

AQAP는 동영상에서 알샴라니가 미군기지에 대한 공격을 수년 동안 기획하고 있었으며 훈련을 받으면서 공격 대상을 고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동영상에선 또 알샴라니가 미군기지 공격 3개월 전인 지난해 9월 가족들에게 쓴 유서도 제시됐다.

이 유서에서 알샴라니는 미국을 공격하기를 원한다면서 종교적 이유를 들었지만, 알카에다를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동영상에는 AQAP 지도자인 카심 알리미의 음성도 포함됐다.

그는 알샴라니를 "영웅이자 용기있는 기사"라고 부르면서 알샴라니 공격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자신들에게 있다고 말했다.

알샴라니 소위는 작년 12월 6일 펜서콜라 기지 내에서 총기를 난사, 3명을 죽이고 8명에게 부상을 입힌 뒤 현장에서 사살됐다.

알샴라니는 범행 전 총기 난사 동영상을 시청하고 "미국은 '악의 나라'로 변모했다"는 트위터 글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 테러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은 이후 조사에서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결론 내면서 "증거들에 따르면 총격범이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이념에 자극받았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이후 같은 기지에서 함께 훈련받던 사우디 훈련생 21명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한편, 알카에다의 지부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조직으로 여겨지는 AQAP의 지도자인 알리미는 지난주 예멘 동부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사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AP는 전했다.

당시 알카에다 대원들이 거주하던 건물이 미국 드론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공습에 의해 파괴됐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공습으로 알리미가 사망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듯한 언론 보도 등을 리트윗했다.

알카에다 예멘지부, 미군 플로리다 해군기지 총기난사 배후 자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