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코커스 D-1…바이든·샌더스 양강 구도 속 3·4위도 막판 지지 호소
첫 코커스 아이오와서 선전시 이후 경선 레이스 및 정치적 입지확보에 모멘텀
[르포] "아이오와를 발판으로"…워런·부티지지도 첫경선 막판 총력전
일요일인 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 링컨고등학교 농구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

라이벌팀의 농구경기로 달아오른 것 이상의 뜨거운 열기였다.

민주당의 30대 신예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뛰어나와 단상에 오르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격하게 환대했다.

부티지지 전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운영을 비판하면서 5일로 예정된 상원의 탄핵심판 표결을 거론한 뒤 "내일은 우리가 배심원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루 뒤인 3일 미국 대선의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민심을 표출해야 한다는 취지다.

청중은 일제히 소리를 지르며 화답했다.

[르포] "아이오와를 발판으로"…워런·부티지지도 첫경선 막판 총력전
부티지지 전 시장은 민주당 대선주자를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주로 4위에 랭크돼왔다.

아이오와에서 선두권으로 뛰어오르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양강 구도가 굳어진 상황이다.

그러나 아이오와에서의 선전은 부티지지 전 시장에게도 중요하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낙점되지 않더라도 이번 경선에서 얼마나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당내 정치적 입지 확보 정도가 결정되고 향후 대권 재도전도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경선에서는 최종 득표율뿐만 아니라 최초 득표율도 공개된다.

코커스는 한자리에 모인 지지자들이 지지 후보를 표명하고 1차에서 15%를 득표하지 못한 후보의 지지자들은 다른 후보를 택하게 돼 있다.

부티지지 캠프로서는 1차 득표에서의 선전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는 데 주안점을 둘 법한 대목이다.

[르포] "아이오와를 발판으로"…워런·부티지지도 첫경선 막판 총력전
유세 현장에서 만난 로라 카토는 해군에서 복무하는 아들이 2주 전 중동에서 돌아왔다면서 부티지지 전 시장처럼 군 복무 경험이 있는 이가 군통수권자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으로부터 미국을 고립시키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면 최전선에 있는 게 내 아들이라 걱정된다.

우리는 동맹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토는 부티지지 전 시장이 15%의 지지율을 확보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며 따라서 염두에 둔 두 번째 후보도 없다고 했다.

부티지지 전 시장 지지자라는 20대 남성 제이 크로필드는 "다른 후보들은 너무 나이가 많지 않나.

이제는 젊은 세대가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부티지지 전 시장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 등 민주당의 유력 주자들이 70대 후반의 고령인 상황에서 세대 교체의 주인공으로 주목받아 왔다.

인구가 얼마 되지 않은 도시의 시장 경력이 전부이기는 하지만 30대인 데다 중도 성향 및 군 경력 등으로 비교적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주로 3위를 달려온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역시 코커스를 하루 앞두고 마지막 표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워런 의원은 초반의 상승세를 샌더스 의원에게 내주고 현재 3위로 밀려나기는 했지만 아이오와에서의 선전이 이번 대선 경선 레이스에는 물론 향후 정치적 입지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워런 의원은 이날 오전 아이오와주 인디애놀라 심슨 칼리지를 찾아 막판 유세에 집중했다.

샌더스 의원과 함께 진보정책으로 승부수를 띄운 워런 의원은 "우리는 민주주의를 구축했고 이는 기존의 권력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며 "작은 아이디어를 갖고 나올 때가 아니다.

큰 아이디어를 가지고 밖으로 나가 싸울 때"라고 강조했다.

[르포] "아이오와를 발판으로"…워런·부티지지도 첫경선 막판 총력전
두 아이를 데리고 유세 현장을 찾은 30대 부부는 워런 의원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경선에서 누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낙점되든 지지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워런 의원은 경쟁력이 있고 어떻게 일을 완수해내는지 안다.

게다가 우리 아이들 세대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워런 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을 꺾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가능하다.

워런 의원 말고도 사실 모든 후보가 가능하다.

누가 대선후보가 되든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워런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한다는 일흔 네살의 주디 필브룩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는 게 중요하다.

워런 의원은 지지율 15%를 넘을 것이고 대선 후보가 되면 트럼프를 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워런 의원이 15%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두 번째 선택지로 부티지지 전 시장을 택하는 걸 생각 중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저격수로 이름을 날려온 워런 의원은 민주당 내 진보적 성향을 대변하는 인물로 TV토론으로 시작된 경선 레이스 초반에 두각을 나타내다가 샌더스 의원이 상승세를 타면서 주춤하는 상태다.

[르포] "아이오와를 발판으로"…워런·부티지지도 첫경선 막판 총력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