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관광객 절반으로 '뚝'…8번 확진자 거친 군산 도심 한산
"일주일 만에 반도 아니고 반의반으로 줄어 버렸어. 속은 썩어 문드러져도 바이러스로 전국이 난린데 어쩔 수 있나.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8번째 확진자가 거친 2일 전북 군산의 거리는 종일 인파가 뜸했다.

확진자가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도심 상업지역과 명소 인근을 경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광지는 유독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경암동에 있는 철길마을에는 손에 꼽을 정도로 관광객이 적었다.

대부분 마스크와 목도리 등으로 입과 얼굴을 가리고 상점으로 둘러싸인 철길을 거닐었다.

일제 강점기 때 지어진 좁은 철길 탓에 많은 휴일이면 서로 어깨를 부딪치지 않고는 오갈 수 없었지만, 이날은 왕래가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상인들은 눈에 띄게 줄어든 관광객을 보며 한숨을 내쉬면서도 이를 확진자 탓으로 돌리지는 않았다.

한 상인은 "원래 주말에는 철길이 가득 차는데 지금은 보다시피 사람이 없다"면서도 "확진자도 처음부터 양성이 나왔으면 병원에 갔을 텐데 괜찮다고 하니까 돌아다닌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르포] 관광객 절반으로 '뚝'…8번 확진자 거친 군산 도심 한산
철길 맞은 편에 있는 이마트 군산점 주차장에는 사흘째 영업 중단을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소형 카트와 장바구니를 들고 버스에서 내린 한 시민은 안내판을 보고 나서야 허탈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마스크를 쓴 주차요원들은 마트를 찾은 방문객에게 "오늘까지는 잠정 휴업"이라고 설명하며 차를 옮겨 달라고 당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용객과 직원의 안전을 위해 오늘까지 전례 없는 3차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소독을 마치고 내일 문을 열지는 현재까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새롭게 알려진 구도심 인근 한 목욕탕은 전날 내부 전체 소독을 마치고 문을 열었다.

시민들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목욕탕의 상호가 알려지자, 주변을 지나가다가 간판을 한동안 바라보기도 했다.

[르포] 관광객 절반으로 '뚝'…8번 확진자 거친 군산 도심 한산
목욕탕 인근 영화의 거리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유명 영화 촬영지로 알려지며 휴일마다 인파로 붐비는 사진관 앞에만 관광객 몇몇이 모여 있었다.

점심시간인데도 주변 음식점과 커피숍, 체험시설은 빈자리가 더 많이 눈에 띄었다.

평일에도 매장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서는 한 유명 빵집도 크게 붐비지는 않았다.

군산시는 확진자가 거친 장소 대부분은 이미 방역을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확진자가 간 목욕탕은 전날 오후부터 밤까지 여탕뿐 아니라 내부 전체 소독을 마쳤고 보건소에서 이를 확인하고 나서야 영업을 재개한 것"이라며 "시민과 관광객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